가장 빠른 지식 성장법: 거인의 뇌수를 퍼마셔라!
가끔 정말 마음에 드는 작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냥 괜찮거나 글이 좋은 것이 아니라, ‘죄송하지만 제 지갑은 열려있으니 당신이 쓴 글을 전부 다 가져오시오!’ 수준의 작가를 만나는 것이죠. 거짓말 좀 섞어서 제가 좋아하는 필자는 한병철, 닐 도널드 월쉬, 푸코, 붓다(응?), 라투르, 하루키(이제 졸업함), 버틀러(일단 이해했다고 거짓말 쳐야됨) 정도가 떠오르네요. 원래 책은 사두고 읽은척 하는 것이지만 정말 잘 만난 작가의 책은 다 읽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왜일까요? 오리지널한 사상가가 관점, 이론, 사상, 개념으로 재조직한 세계를 엿보고 이해하는 일은, 그가 탈모를 감수하며 수십년을 쏟아부어 만들어낸 지식체계를 고스란히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아닌가 싶어요. 인간에게는 지식 성장 단계가 있어서 특정 관점이나 분야에 호기심이 폭발할 때가 있습니다. 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나와 공명하는 거인을 빨리 대령해 그의 뇌수를 뽑아먹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책이 술술 넘어가고, 지식은 이미 내 머리속에 있죠. 너무 재미있으니까요. 넓고 얇게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땡길때 드릴처럼 쭈욱 파고들어 금광 하나 캘때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면, 꽤 오리지널한 생각을 하게될 거에요. 강렬한 케미의 기간이 지나가고 나는 어떤 사태를 바라볼 때 그의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죠. 라투르라면 뭐라고 말했을까? 붓다라면 어떻게 볼까? 파먹은 거인이 많아질수록, 미친 창의성을 발휘하게 될 겁니다. 관련없어보이는 분야를 넘나들며 미친 생각을 하게될 수 있을 거에요. 그러니 지식성장의 욕구, 약간은 맛이간 궁금증과 충동에 몸을 맡겨보면 어떨까요? 점을 찍어 놓으면, 드릴을 파서 뇌수와 금광을 캐놓으면, 나중에 다 연결해서 멋진 굴을 완성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뉴런의 미친 네트워크를 가진자가 인공지능을 다스리며 창의력 왕국에 군림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