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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패션업체에 근무하던 B씨. 전략적 판단과 빠른 실행력으로 꾸준히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부서원들도 B씨의 꼼꼼한 업무 스타일과 조언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를 인정받아 B씨는 지난해 본부장으로

A패션업체에 근무하던 B씨. 전략적 판단과 빠른 실행력으로 꾸준히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부서원들도 B씨의 꼼꼼한 업무 스타일과 조언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를 인정받아 B씨는 지난해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그런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B씨에게 새로 주어진 신상품 발주와 주문량 결정 업무는 번번이 지연됐다. B씨가 인기 상품 외에 비인기 상품까지 꼼꼼히 발주량을 체크하느라 의사 결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그의 결재가 없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으니 직원들도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지 않는 경우가 급증했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패션업계에서는 시즌 상품 출시가 늦어지면 매출에 타격이 크다. 결국 A사는 인기 상품은 물론 비인기 상품까지 발주가 늦어졌고, 경쟁사보다 신상품 출시가 지연되며 실적이 급감했다. B씨는 본부장 취임 1년도 안 돼 한직으로 밀려나게 됐다. 부서장이 지나치게 세부적인 업무까지 직접 챙기느라 중요한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부서원 사기도 떨어뜨리는 문제가 적잖았다는 지적이다. 마이크로매니징이란 리더가 지나치게 세부적인 업무까지 일일이 관여하는 경영 관리를 의미한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꼼꼼하고 성실하게 관리한다며 자칫 ‘실무형 리더’라고 착각할 수 있다. 특히 앞서 B씨 사례처럼, 실무자급에서 유능하다고 인정받은 사람일수록 마이크로매니징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자리가 달라지면 보는 시각도,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급에 안 맞는 사소한 업무 관리는 구성원의 의욕과 사기를 저하시키고, 나아가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을 위험이 크다. 마이크로매니징이 최근 더욱 위험해진 이유는 MZ세대 직원의 부상 때문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강했던 과거에는 직원이 회사에 불만이 있어도 묵묵히 참고 순응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MZ세대는 평생직장에 대한 기대도, 충성심도 현저히 적다. 또한 경력이 적더라도 부분적으로나마 자율적,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선호한다. 회사에서 이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퇴사도 불사한다. 마이크로매니징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리더가 실무자로서 하던 업무를 넘기는 ‘권한 위임’ ‘역할 변경’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리더는 과업의 경중, 구성원의 역량에 따라 마이크로매니징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가령 과업이 중요하고 구성원 역량이 부족할 경우는 마이크로매니징이 필요하다. 반면 중요도가 낮고 기한이 많이 남았다면 구성원 역량이 다소 부족해도 권한을 위임해 성장의 기회로 삼을 만하다. ”문제는 윗선의 압박 탓에 리더가 모든 과업의 중요도를 항상 높게 평가하거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리더는 이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유규창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의 조언이다. 마이크로매니징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업종, 사업 규모, 구성원 역량 수준 등 특정 상황에서는 마이크로매니징이 필요할 때도 있다. 미세 공정의 정밀성이 중요한 제조업, 업무 역량과 의욕이 낮아 권한 위임이 어려운 신입사원이나 초기 경력직, 리더가 혼자 업무의 상당량을 관장해야 하는 사업 초기 단계가 그런 경우다. 단,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신입사원의 역량이 발달하거나, 조직이 성장해 리더에게 더 큰 역할이 필요해질 경우 리더는 이 순간을 포착해 권한 위임을 준비해야 한다. 리더가 역할 전환기에 대한 ‘감도’를 높이고 상황에 맞는 성과 관리 도구를 숙지해야 하는 이유다. 권한 위임은 책임 전가와 동전의 양면이다. 우리나라 리더들은 책임감이 너무 강해 권한 위임을 못하는 측면도 있다. 잘해보려다 역효과가 나는 셈이다. 구성원의 역량을 정확히 파악해 권한 위임 수준을 적절히 조절하는 상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1️⃣마이크로매니징과 실무형 리더의 차이는?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리더가 실무를 직접 하는 ‘이유’에 달렸다. 구성원에 대한 기대가 없어서라면 마이크로매니징, 그가 반드시 해야 하는 역할이어서라면 실무형 리더라고 볼 수 있다. 실무형 리더는 그 자체로는 괜찮을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이 조직은 내가 없으면 일이 안 된다’는 잘못된 신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리더는 당장 내가 해야 하는 업무라도 6개월~1년 뒤에는 다른 직원이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역할 전환기’에 기존 역할을 제거, 정리, 위임하지 못한 리더는 결국 마이크로매니저가 된다. 2️⃣마이크로매니징이 초래하는 문제는? 🅰️마이크로매니징은 리더와 조직원 모두에게 부정적이다. 리더는 자신이 하던 업무를 넘기고 새로운 일을 맡아야 한다. 그런데 기존 업무를 계속하면서 새로운 일까지 하려니 과부하가 걸린다. 과중한 업무 압박으로 비정상적인 피드백을 주는 등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기존에는 직원들과 잘 어울리던 리더도 이내 갈등이 생긴다. 제조업에서는 마이크로매니징을 한다고 해서 성과가 안 나거나 조직이 붕괴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반면 구성원의 창의성, 자율성이 중요한 지식 산업 등 고차 산업으로 갈수록 권한 위임이 필요해진다. 같은 부서 안에서도 구성원 수준에 따라 마이크로매니징의 여유 공간을 다르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 3️⃣ 마이크로매니징이 발생하는 이유는? 🅰️연공서열이 중요한 우리나라의 조직 구조에서는 통상 리더가 해당 조직에서 실무 경험이나 역량이 가장 뛰어날 확률이 높다. 리더 입장에서는 실무자로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마이크로매니징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예측 가능하고 본인도 자신 있게 몰입할 수 있다. 그러나 리더가 된 이후에는 실무 역량보다는 리더십을 갖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예측 가능성에 의존하면 기본적인 성과를 낼 수는 있겠지만,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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