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정면으로 응시하려면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갈구한다고 하죠. 제가 보기엔 반만 맞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하지 않아도 될 권리를 원합니다. 그런데 막상 일상에 리듬과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사라지면 막막하고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남성은 일과 경제자본에서 인정을 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으면 매우 위태한 상태가 됩니다. 사람들은 일하지 않을 권리를 원하지만, 삶의 정면에 대고 내 마음대로 이걸 이렇게 하면서 살겠어!라고 소리칠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더 적어 보입니다. 자유는 사실 매우 큰 중압감을 가지거든요. 이직기간을 오랫동안 보내본 분들이 아주 잘 아실 거에요. 저도 사회의 기준으로는 무직인 대학원생 생활을 했기에 방학이나 프리랜서 생활이 주는 자유가 달콤하면서 위험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꼈죠. 자유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내 삶과 미래에 무언가를 요구하려면, 자유로부터 도망치지 말아야 합니다. 비슷한 사람들과 술먹고, 과거를 회상하며,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 뭔가 이상하거나 어색하게 느껴진다면, 오히려 내면으로 들어가야죠. 자유를 오롯이 즐기려면, 욕망의 근육과 일상의 습관이 단단히 자리잡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당장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 뭘 하실건가요? 회사 나가지 않고도 불안하지 않을 자신이 있으신가요? 경제적 자유가 시대정신인 한국의 자화상의 이면에는 동시에 ‘자유로부터의 도피’라고 하는 역설 또한 자리잡고 있습니다. 개연성이 있는 욕망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는지, 내가 창업하거나 혼자 운명을 개척하는 과정을 즐기는 인간인지, 내가 감당하고 싶은 자유는 어떤 장르인지, 고민해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