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규칙을 잘 이해하고 따르게 하려면
회사에서 여러 업무를 하고 있지만, 그 중 가장 힘든 것이 바로 싫은 소리를 하는 것이다.😂 주로 회사의 규칙을 따르지 않았을 때, 형식을 지키지 않았을 때 등의 상황이 가장 많은데, 어떤 규칙을 새로 만들었을 때 구성원들이 여기에 적응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항상 이 과정에서는 가이드라인, 지침, 규칙 등이 너무 많고 어렵다는 의견들을 듣기 마련인데, 운영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안 할 수도 없는 일이라 고민과 혼돈의 시간을 반복한다. 우리가 '자유'라는 것을 생각할 때 흔히 '규칙없음'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 나의 자유를 누리려면, 남의 자유도 침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거리의 신호등처럼 조직 생활에서는 반드시 다 같이 약속한 '규칙'이 필요하다. 회사에서 정한 각종 가이드라인, 지침, 규칙이 많아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운영 담당자의 입장에서 없앨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구성원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에 초점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한다. 이전에 헬스장에서 몸 좀 만들어보겠다며 거금을 들여 PT를 했는데, 당시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트레이너분께 4단계로 격상되는데 특별히 바뀌는 것이 있냐 물었다. 여러 가지 말씀해 주셨는데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트레드밀에서 6 이하로 속도제한’과 ‘음악 속도 100~120 bpm 사이’ 라는 규정이었다. 이유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 호흡이 빨라진다는 것이었다. 의문점은 세 가지였는데 트레드밀이 아니라 사이클이나 다른 운동기구를 이용하더라도 충분히 호흡이 빨라지는데 굳이 트레드밀만 속도제한을 둔다는 것이었고 음악 속도로 인해 심장 박동이 빨라질 수는 있지만, 단순히 음악 속도로 인해 얼마나 빨라질 수 있는 건지와 그렇다면 왜 100 bpm 이하는 안되고 100~120 bpm의 사이로 두는 걸까였다. 트레이너분도 무척 답답해 하시며, 사실 지금 필요한 건 트레드밀 속도나 음악 속도에 제한을 두는 게 아니라 마스크에 대한 지침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사실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는 것 자체가 답답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나도 속도를 올려서 힘들게 운동할 수 없다. 그러나 운동하는 것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머지 무리하다가 숨이 차면 가끔 마스크를 1, 2분 정도 벗고 있다가 쓰는 분들도 많았다. 트레이너분은 1, 2분이라도 벗으면 무조건 내쫓게 하는 지침이라도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다른 것에 대한 지침을 세세하게 주다 보니 이 지침을 주는 목적을 상실한 것 같다고 하셨다. 세세한 규정, 규칙들이 많아질수록 ‘이 많은 것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그것을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목적'이 가려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가이드라인, 지침, 규칙을 구성원들이 잘 이해하고 따르게 하려면 '목적'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내용이 쉽거나, 쉽게 설명해야 한다. 복잡하고 어렵지 않은 규칙은 따르기 쉽다. 가이드라인이나 규칙, 방침에 대해 사람들에게 강제한다는 기분, 속박 받고 있다는 기분 들게 하지 않고 잘 따라 주길 바란다면, 무조건 쉽게 만들거나, 쉽고 간단한 말로 설명해야 한다. 둘째, 자율성을 부여한다. 회사에서 1인 당 식대는 만 원씩 쓰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 원을 꽉 채워서 쓴다. '내가 지금 먹을 건 다 샀고...굳이 지금 필요하진 않지만, 만 원이니까 있다가 먹을 간식도 사고, 음료수도 좀 사볼까?'란 생각을 대부분 한다(나도...) 차라리 식대는 자율적으로 쓸 수 있지만 비용을 쓰는 데 있어 책임감있게 써 달라고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전자는 이미 정해진 룰이니 따르라는 이야기이고 후자는 자율성은 주지만 비용을 사용할 때는 책임감을 가져 달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다른 것이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급할 때에는 책임감 있게 사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인카드를 사용할 권한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법인카드를 사용할 때 직원이 느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예산에 맞게 써야지’가 아니라 ‘책임감 있게 써야지’이다. 법인카드를 사용할 때 가장 본질적인 것은 ‘책임감’인 것이다. 그러나 이미 식대는 만 원으로 정해져 있다는 여러 규칙이 있는 순간 ‘책임감’이라는 본질적인 목적이 흐려진다. 자율성을 주지 않고 속박과 통제를 하려고 하는 순간 청개구리 심보가 나오게 되고 서로 간에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 어려워진다. 그러나 회사가 직원의 자율성을 인정하면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쉽고 신뢰 관계를 통해 직원에게 책임감, 주인의식을 심어줄 수 있게 된다. 법인카드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면 오히려 많이 쓰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책임감이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셋째, 시간, 기간, 거리 등에 대한 조건을 두지 않는 것이다. 규칙을 명확하게 제시할수록, 오히려 더 세세하고 어렵게 규칙을 만들수록 빠져나갈 수 있는 구실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면, 이동 거리가 100km이상이면 출장 시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규칙이 있다고 할 때 괜히 멀리서 출발해서 이동 거리를 아득 바득 늘려 비행기를 타고 가는 사람들도 생긴다. 20시 이후에 퇴근하면 시간 당 만 원을 더 준다고 했을 때는 잔업이 있지도 않은데 업무를 느릿느릿~하게 하다가 늦게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 기간, 거리 등에 대한 조건을 두고 명확히, 세세하게 내용을 쓸수록 본 의도와는 다르게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고, 그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 쓰는 다른 내용이 많아진다. 첫 번째 내용과 연관되는데, 그러면 내용이 복잡하고 지키기 어려워진다. 아직 나도 부족한 운영 담당자이지만 이런 회사의 규칙들을 구성원들이 잘 이해하고 또 잘 따르게 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항상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