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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귀는 2개, 입이 1개’.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조직에서 ‘듣는 자세’를 갖추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경력과 연차가 쌓여 직위가

‘사람의 귀는 2개, 입이 1개’.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조직에서 ‘듣는 자세’를 갖추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경력과 연차가 쌓여 직위가 높아질수록 나보다 경험이 부족한 팀원의 말을 경청하는 건 더욱 어려워진다. 리더는 주로 말하는 위치에 있다. 전 직원에게 사내 중대한 결정을 발표하고, 위기 상황에서 직원에게 동기부여 되는 말을 하며, 필요한 자리에서 중요한 시기마다 회사를 대표해 목소리를 낸다. 그런데 요즘은 ‘말하는 기술’이 더 많이 필요할 법한 리더에게 ‘잘 듣는 법’이 강조된다. ‘잘 듣는 법’이 리더에게 왜 중요할까? 직원이 한마디 하면, 사장이 열 마디 하는 A사가 있다. 회의시간 내내 직원은 사장의 말을 듣기만 한다. 모든 프로젝트의 방향성, 실행계획은 사장의 말에 따라 결정된다. 직원들 사이에서 A사 사장은 ‘답정너’로 불린다. 한편, 30분 미팅에서 사장이 딱 3개의 질문, 1개의 요청만 하는 B사가 있다. 직원이 보고할 때 사장은 필기를 하며 직원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다. 보고가 끝나면 사장은 미팅의 목적과 업무 목표에 맞는 질문을 하고, 실행 계획과 주요 결정은 담당 팀에게 맡긴다. ‘잘 듣지 않는 리더’가 이끄는 A사와 ‘잘 듣는 리더’가 이끄는 B사의 조직문화는 어떻게 다를까? “사장님, 서비스 개편을 위해 사용자 만족도 테스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안 과장, 안 들어도 다 알아요. 테스트를 해봐야 사용자가 만족하는지 불만족하는지 알 수 있나? 척 보면 척이지. 요즘 한창 뜨는 회사는 이런 건 이렇게 한다는데…우리도 이런 프로모션 해보는 건 어때요?” 안 과장의 보고가 끝나기도 전에 ‘답정너’ A사 사장의 말이 시작됐다. 안 과장은 사장에게 사용자 만족도 테스트 계획과 추가 비용 발생 건을 승인받기 위해 미팅을 요청했지만, 사장 개인의 생각부터 시작해서 다른 회사의 ‘카더라’ 얘기까지 들어야 했다. 사장은 장황한 얘기로 논점을 흐리다가 갑자기 전혀 다른 업무를 지시했다. “안 과장, 지난달 프로모션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내가 어제 모임에서 듣기로는 요즘은 무료 체험 후에 판매한다고 하던데. 당장 다음 달부터 우리 X제품도 무료 체험을 해보면 어때요? 내가 말하는 포인트 알아들었죠?” 무료체험은 여러 번 나왔던 얘기였으나, 자사 상황에 맞지 않는 방법이라 직원들이 반대했었다. 사례에서 보듯 A사의 사장은 직원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자기 확신이 강하고, 모든 팀 업무에 대해 자신이 직원보다 더 많이, 더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원은 본인의 말을 듣고,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직원의 말을 듣지 않는 리더가 있는 A사의 조직문화는 어떨까? 예전에는 사장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사실과 경험을 바탕으로 소신껏 의견을 내는 직원이 있었다. 그러나 사장과 다른 의견은 늘 무시 받으면서, 점점 사장이 시키는 대로 일하는 직원들만 남게 되었다. 직원들 사이에선 업무에 대한 책임감, 주도적인 자세가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어차피 사장이 시키는 일만 하면 되니, 프로젝트의 중간관리자는 분석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역량을 기를 수 없었다. “정 과장, 서비스 개편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사장님, 서비스 개편을 위해 사용자 만족도 테스트를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기존 만족도 조사와는 다른 차원의 테스트이기에 고객 사용성을 훨씬 더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네, 그렇군요. 어떤 방식의 테스트인지 궁금하네요. 기존 방식과 어떻게 다르며, 어떤 부분에서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제가 다음 미팅이 있으니 가급적 30분 이내에 미팅을 끝내면 좋겠습니다.” 정 과장은 준비한 자료를 토대로 보고했고, 사장은 메모를 하며 정 과장의 브리핑을 주의 깊게 들었다. “정 과장, 준비 많이 하셨네요. 고생했어요. 서비스 개편에 테스트 결과를 반영할 수 있나요? 시간상 촉박할 것 같은데요.” “저희 팀에서 업무분담을 하면 문제없이 반영할 수 있습니다.” “정 과장 팀은 팀워크가 워낙 좋으니까요. 알았습니다.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 미팅에서는 서비스 개편을 위한 또 다른 세부계획과 지난번 얘기 나왔던 무료체험 시행 건도 함께 구체화해서 논의했으면 좋겠습니다.” B사 사장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담당 실무자가 그 일에 대해 가장 잘 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떤 건에 관한 보고는 직원의 생각과 계획을 듣는 자리며, 사장의 역할은 목표와 맞는지를 확인하고,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최종 승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B사 사장은 직원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말문을 열 때 먼저 직원의 노력과 팀워크를 인정하고 칭찬하려 노력한다. 직원 스스로 동기부여를 갖고 일하게 하는 사장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덕분에, B사 직원들은 본인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한다. 경청하는 사장은 직원들의 업무 역량과 업무 태도를 바꾼다. 사장이 경청하는 자세를 보인다는 건, 직원에게 ‘내가 당신을 신뢰하고 있다’라는 것을 가장 강력하게 표현하는 방법이다. 직원에 대한 사장의 신뢰감은 직원의 업무 의욕을 고취하는 데에 필수적이다. 잘 듣는 리더는 비언어적인 방법과 언어적인 방법을 조화롭게 사용한다. 눈빛, 반응, 표정, 집중하는 자세뿐만 아니라 직원의 말을 듣고 목적과 목표에 맞는 질문을 하는 것, 말을 하기 전 직원에게 동기부여 되는 칭찬 한마디를 덧붙이는 것은 경청하는 리더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다. 현실적으로 사장의 입장에서 직원의 계획이 비현실적이거나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도 있다. 그러나 경청하는 사장은 직원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사장의 직접적인 지시로 일을 진행하는 상황을 최대한 경계한다. 직원보다 더 많은 경험과 더 넓은 시야를 지닌 리더로서, 말을 아끼고 귀를 여는 일은 항상 각성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잘 듣는 리더가 직원들의 책임감과 동기부여, 업무 역량 향상에 도움이 되며 건강한 조직 문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잘 듣는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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