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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가장 절실한 테크놀로지 분야는 어디일까요

최근에 잠시 여행을 다녀오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관광보다는 거의 ‘안거’나 차라리 ‘칩거’에 가까운 여행이었는데요, 과하게 먹지 않고, 책을 보고, 일상 속에서 명상하는 시간을 좀 늘려서 지냈죠. 그러다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혁신이 가장 절실한 분야는 마음의 테크놀로지가 아닐까’ ‘사람들이 자신의 방에 가만히 앉아 고요하게 있을 수 있다면, 인류 문제의 반 이상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기술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중 일부는 물리적 자원 배분의 영역이지만, 많은 부분이 인간의 욕망과 마음과 깊게 결부되어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솔루션을 내놓는 순간 또 다른 작은 문제와 부작용들이 생겨나죠. 애초에 인간의 마음 속에서 부정성과 카르마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정은 반으로, 반은 합으로, 합은 다시 정이 되어 또다른 반을 부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전에 문제 해결에는 지독한 역설이 있다고 쓴 적이 있는데요, 그 근본 원인은 바로 성숙하지 못한 인간의 욕망이 아닌가 자문하게 됩니다. 마음의 테크놀로지에 대해서는 두가지 접근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전히 테크를 앞세운 ‘엔지니어링’의 접근법, 그리고 휴먼터치에 중점을 두는 ‘연금술’의 접근법이 있을 수 있겠죠. ‘엔지니어링’은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더 또렷하게 깨닫고, 습관화된 패턴에서 벗어나 더 각성된 상태에서 행동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기술을 동원합니다. 해외에는 명상, 요가, 웰니스, 게임의 테라피화 등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영역에 테크가 적극적으로 접목되고 있는 것 같더군요. 저도 구독하거나 사용하는 서비스, 팟캐스트, 읽고 있는 책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엔지니어링’ 접근법은 결국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을 다시 성찰하고 끊어내는데까지는 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기술과 비즈니스는 돈이 되어야 하고, 고객을 가르치거나 계몽할수는 없기 때문이겠죠. 결국 정반합의 흐름, 문제해결의 지독한 역설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분야가 아닌가 싶어요. 솔루션을 만들면 또 제가 생길 것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솔루션을 만들고, 그리고 이 주기가 갈수록 짧아질수도 있을 것 같고요. ‘연금술’은 욕망 자체를 완전히 다르게 연성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욕망을 비판, 성찰, 명상해서 자아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려는 테크놀로지가 불교에 기반한 전통적인 명상이겠죠. 자아에 밥을 주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은 물론이요, 카르마를 만들지 않기 위해 모든 행동을 조심하게 되죠. 조금 다른 접근법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엿본 바로는 요가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세상과 관계하는 삶을 긍정하는 것 같고, 다만 그 과정에서 깨어있어야 하며, 궁극적인 삶의 목적은 깨달음이라는 점은 유사한 것 같습니다. 미국발 자기계발 서적 중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이타심과 적극적으로 연관지어 비즈니스(물욕)와 영성적 삶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접근법도 좀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이타심도 그 종류나 깊이가 서로 다르겠지만요. 더 뛰어난 마음의 테크놀로지를 가진 인간이 더 나은 인간, 더 성장한 사람일 겁니다. 위기 상황에서 동요하지 않고, 화내지 않고, 불안감이나 걱정에 휘말리지 않고, 평정심과 고요함을 유지하며 지혜롭고 자비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죠. 인간이 더 욕망하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고, 각종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일에 집중하며 타인에게 더 친절하고 자비롭게 행동할 수 있다면, 정말 세상의 많은 문제가 알아서 휘발하지 않을까 싶어요. 나이브한 생각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이렇게 보면 가장 혁신이 필요한 분야는 바로 물리적 테크놀로지, 즉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마음의 테크놀로지 또는 연금술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떻게들 보시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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