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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험을 희석시키지 않는다. (마세라티의 단단한 브랜드 심지)

01. 나이키에서 마세라티로 둥지를 옮겨 글로벌 CEO 자리에 오른 데이비드 그라쏘(Davide Grasso)의 인터뷰 기사가 공개되어 공유해 봅니다. 02. 사실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마세라티는 호불호가 매우 강하게 갈리는 브랜드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세련된 감성이 주는 베네핏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지 모르지만, 불호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겐 시대의 변화를 빨리 따라가지 못하는 업데이트가 느린 브랜드로 인식되기 때문이죠. (저 개인적으로도 불호가 쬐금 더 강하긴 합니다...) 03. 그런데 마세라티의 브랜드 전략이 허술하냐라고 물으면 그건 단연코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라쏘가 CEO에 오른 이후로는 그들이 나아가야 할 지점이 더욱 명확해진 느낌이거든요. 물론 CEO 자리에 영입되던 그 순간에도 '나이키에서 운동화 팔던 사람이 마세라티를 이끈다고?', ' 왜 마세라티를 사야 하냐고 물으면 그냥 사라(Just do it)고 대답할 텐가?'라는 조롱이 넘쳐났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마세라티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빨리 정리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죠. 04. 아직 성적표를 공개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지만 적어도 그라쏘가 내보인 메시지는 브랜딩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꽤 의미 있게 다가갈 것 같아서 인터뷰 내용의 일부를 발췌 번역하여 정리해 봅니다. (일부는 이해가 쉽도록 의역하거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 우리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유산(legacy)에 관한 게 아닙니다. 마세라티는 지난 110년 가까이 혁신과 럭셔리함, 놀라운 성능의 퍼포먼스를 보여왔죠. 그러니 우리는 지난 역사를 우려먹는 방식으로 브랜딩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보여온 장점들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택할 겁니다. 우리에게 있어 변하지 않는 것이 뭐냐고 물으면 '퍼포먼스'라고 말할 것입니다. - 글로벌 시장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함을 알고 있습니다. 중국은 편안하고 인체공학적인 뒷좌석을 요구하고, 북미에선 높은 토크와 동력성능을 원하죠. 유럽은 높은 수준의 인테리어 마감을 중요한 기준으로 둡니다. 이게 중요하다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위해 어떤 것도 바꾸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건 뉘앙스의 차이일 뿐이라는 게 우리의 견해거든요. 따라서 마세라티는 오직 전 세계를 위한 하나의 프로덕트 라인을 갖추고 밀어붙이기로 결정했습니다. - 저는 나이키에서 25년을 일했습니다. 제가 배운 수많은 것들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으라면 바로 '핵심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할 겁니다. 나이키에게 핵심 고객은 운동선수들이었죠. 그리고 마세라티에겐 '모던 럭셔리'를 추구하는 고객들입니다. -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분명한 지점은 하나의 브랜드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경험에 진정으로 추가해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단순하게 가져가는 이유이고, 엔트리 레벨과 미드 레벨의 마세라티를 만들지 않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경험을 희석시키는 대신 더 집요하게 맞춤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힘을 쏟습니다. 05. 물론 이 전략에도 호불호 딱지는 붙을 테고 향후 마세라티의 성적표를 확인하면 이 말이 무색해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라쏘 CEO의 메시지를 듣고 있으면 그래도 당분간 마세라티는 애매한 브랜드로 전락하지는 않을 게 분명해 보이는 것 같아요.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의 대응 대신 '우리가 그동안 우리를 어떻게 지켜왔지?', '그럼 앞으로 우리 가치를 더 공고히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게 느껴지니 말이죠. 06. 그래서 저는 마세라티의 브랜드 전략 중 가장 중요한 한 문장을 꼽으라면 이 말을 꼽고 싶습니다. '우리는 경험을 희석시키지 않는다. 더 집요하게 맞춤화한다.' 마세라티를 응원하건 응원하지 않건 간에 앞으로도 '마세라티를 타는 사람'들에 대한 아이덴티티는 더 선명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데도 이 문장이 꽤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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