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그리고 '빨리' 뽑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나의 후회일지
나는 Procrastination 이라는 단어를 미국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2011년 서점에 갔다가 책 제목에서 발견해서, 검색해보고 깨우치게 된 단어였다. 나를 잘 표현하는 단어라 화들짝 놀랐고, 이런 단어가 영어로도 있는 걸 보면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라는 위로(ㅋㅋ)도 했다. 한국말로 하면 벼락치기라고 할 수 있을텐데, 나는 퍼블리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거의 일평생을 벼락치기라는 개인기에 의존하여 살았다. 100m 단거리 달리기를 잘 하는 사람으로서, 공부도 비슷하게 했다. 시험 전날 밤샘에 익숙하고, 리포트 제출이 필요해도 역시 벼락치기를 하기 일쑤였다. 시작과 끝이 정해진 프로젝트성 업무가 많았던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은 가장 친한 선배가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데드라인이야. 데드라인이 있어야 인간은 일하게 되어있어" 라는 말에 맞아맞아 박수를 쳤다. (지금도 내 책상에 포스트잇으로 붙어있다...ㅋㅋ) 그러다가 더 이상 Procrastination 을 해서는 일이 돌아가지 않는구나, 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퍼블리를 시작한 지 몇년이 지나지 않아서다. 톱니바퀴가 물려가듯 착착 돌아가는 협업의 환경에서는 어느 한 명이 벼락치기로 일을 해서는 전체가 무너진다. 뿐만 아니라, 혼자 하는 일이더라도 에너지를 짜내어 밤샘을 하는 순간 그 다음 하루 이틀의 생산성이 바닥을 친다는 것은 나이를 먹으면서 확연히 인지하고 있다. 그리하여 혼자 하는 일이든, 팀으로 다 같이 하는 일이든, Procrastination 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대신, 우리 팀 승국/광종의 도움 덕분에 (이 둘은 나와 정반대 성향으로, 지금부터 목표일까지 1/n 으로 나누어서 매일 매일 꾸준하게 일을 해 나가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시험 전날 더 이상 공부할 게 없어서 일찍 자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 보러 가는 사람들...) 나도 과정 상의 루틴을 만들고 부수고 또 만들어가면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과정에 집중하는 하루하루를 살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물론 노력은 노력이고, 실제로는 참 쉽지 않다. 그 이유는 Procrastination 성향이 강한만큼, 끝에 끝까지 일을 미룬 상태에서 급속도로 일을 처리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기 때문. 여기에다, 스타트업에서는 부족한 자원 하에 계획보다는 실행이 강조되다보니 장기적인 시야보다는 단기적인 속도전에 매몰되기 쉽고, 그러다보면 나 지금 어디에 와 있지? 라는 혼란을 겪게 되기도 한다. 그나마 실행이 get things done 되기라도 하면 다행인데 아무리 급해도, 데드라인이 있어도, 내 맘대로 결코 되지 않는 것이 채용이었다. 혼자 밤샌다고 채용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데드라인에 맞춰 채용을 할 수도 있지만 (요즘은 이것도 어렵다), 스타트업에서 채용이란 '아무나' 를 뽑을 수 있는 여유는 없다. 오히려 한 명 한 명이 회사와 사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제대로' 뽑으려고 노력을 해도 부족하기 일쑤다. 빨리 뽑는 것과 제대로 뽑는 것 사이에서 타협을 하는 순간도 온다. 그리고 보통 이런 타협은 나중에 부채로 돌아올 확률이 높다. '제대로' 그리고 '빨리' 뽑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을 퍼블리를 시작하고 좀 더 일찍 나에게, 우리 팀에게,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 질문을 했었더라면, 나는 좀 더 일찍 아웃바운드 채용에 투자를 했을 것 같다. (물론 가정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다.ㅎㅎ) 아웃바운드 채용을 위해 일주일에 한명씩, 한달에 네명씩, 일년에 50명씩, 꾸준히 사람들을 만나고 인재풀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나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Cost per Hire (채용 1인당 소요된 비용)든, Time to Hire (채용 1명당 걸린 시간)든, 둘 다 지금보다는 훨씬 더 좋은 지표를 보여주었을 것이다. 내일 출발하는 뉴욕행 비행기 표를 오늘 사려면 적은 선택지를 두고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말에 떠나는 뉴욕행 비행기 표를 산다면 여러가지 선택지를 열어두고 가장 나은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채용도 마찬가지다. 채용에서 Procrastination 은 독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깨달은 게 어디냐, 라는 마인드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나와 같은 후회를 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ㅎㅎ 아웃바운드 채용의 필요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다. https://blog.wehire.kr/why-outbound-recru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