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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패러독스’는 단순함의 긍정적 영향력을 실증한다. 생활용품회사가 생산하는 샴푸 종류를 26품목에서 11가지로 정리했더니 매출이 10% 증가했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잼의 종류를 24품목

‘선택의 패러독스’는 단순함의 긍정적 영향력을 실증한다. 생활용품회사가 생산하는 샴푸 종류를 26품목에서 11가지로 정리했더니 매출이 10% 증가했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잼의 종류를 24품목에서 6가지로 단순화했을 때 구매율이 10배 상승했다. 선택지가 많으면 사람들은 머뭇거린다. 진정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고 남들에게 그럴듯하게 보일 만한 것을 고른다. 상황이 복잡할수록 타인을 더 의식하고 소신껏 행동하지 못하는 게 인간이다. 일상을 간소하게 만들고 때로는 선택의 자유도 내려놓아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 변화무쌍한 세계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다. 사람들이 얽히고설켜 있는 사회에 적응하려면 정신 에너지를 엄청나게 소모해야 한다. 사회 리듬 치료(SRT)는 우울증, 조울병을 치료하는 심리기법 중 하나다. 규칙적 수면, 적절한 수준의 대인관계와 운동 등의 생활습관의 형성을 도와주는 것이 치료 효과를 발휘하는 핵심 기전이다. 단순한 일상 루틴이 정서를 안정시키기 때문이다. 단순 반복 행동으로도 잡념을 줄일 수 있다. 몇 달 전 직장상사가 자신을 모욕했던 일이 한밤중 갑자기 떠올랐을 때 ‘그때 내가 제대로 반박했어야 하는데… 어떻게 말하면 좋았을까’라며 뒤늦게 후회하고 궁리하는 것보다 콩나물 꼭지를 따고, 다리미로 바지 주름을 잡고, 양말 짝을 맞추는 것이 정신건강에는 더 낫다. “심플하게 살기로 했다”는 외침은 단순한 삶을 추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욕심을 다스리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장자도 말했다. “너무 많이 가지면 자기를 잃고 적게 가지면 자신을 발견한다.” 그저 단순히 사치하지 말라는 일갈은 아닐 테다. 소비할 때도 자기와 잘 어울리는 것을 선별할 줄 아는 소양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말도 간결하면 좋다. 타인의 말을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시간은 대개 20∼30초다. 이 시간이 넘어가면 사람들은 딴생각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떠올린다. 복잡한 말은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상대방이 내게 공을 한꺼번에 네댓 개씩 던지면 받을 수 없다. 하나도 못 잡고 다 놓칠 수도 있다. 말도 똑같다. 정돈된 단 하나의 메시지라야 마음에 남는다. “단순함이 궁극의 세련미”라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말했지만 그냥 단순하기만 해서는 아름다울 수 없다. 아주 단순해야 한다. 장황한 설명이나 덕지덕지 들러붙은 장식 없이, 그 어떤 고난에도 짓눌림 없이 가뿐하게 존재하는 대상을 보면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지난한 노력을 통해야만 간결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현실은 복잡하다. 인간은 더 복잡하다. 하지만 본질은 단순하다. 삶도 그렇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건 언제나 단순하다. 행복, 성장, 친절, 가족, 사랑, 용기, 인내, 겸손….혼란한 세상에서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할 때 나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물어봄 직한 질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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