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과 구직이 괴롭지만은 않을 수도 있는 이유
취업을 준비하고 이력서를 뿌리고 인터뷰를 하는 구직의 시기가 인생 중 가장 고난스러운 시간 중 하나라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인사고과 또한 이와 비슷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데, 나라는 사람과 일 수행능력이 타인에 의해 평가 당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둘은 얼추 비슷한 느낌의 라이프 이벤트인 것 같다. 하지만 (취준생들이 들으면 노여워할 수도 있지만) 불안함 투성이인 구직의 시기가 사실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내가 취업시장에서 어떤 사람인가를 정의 내리고 그 부분을 발전시키는데 나에게 100% 컨트롤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회사에 일단 소속되고 나면 회사가 중요시 하는 스킬셋이, 내가 나의 커리어를 위해 중요하다 여기는 능력과 관심 분야보다 언제나 우위에 있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내가 UI 비주얼 디자인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회사가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것이 빠른 피쳐 개발이고 비주얼 디자인에 시간을 투자하는 게 이에 방해가 된다는 게 대다수의 인식이라면 결국 나는 그렇게 대단한 디자이너로 평가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내가 디자이너로서 나의 아이덴티티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고, 내가 더 발전시키고 싶은 스킬에 투자할 수 있고, 무엇보다 내가 나를 깊이 이해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구직의 시기. 반면 남의 돈 받아가며 회사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기회 안에서만 나를 디벨롭할 수 있는, 그리고 회사가 보는 우선순위로 나의 효능이 평가되는 인사고과. 구직이라하면 무조건 스트레스 투성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인사고과와 비교해서 이렇게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관점을 공유하고 싶었다. (이미지: 이 포스트와 관련된 얘기를 ADPlist 에서 만난 멘티에게 했었고 그 분과 나누었던 메세지의 일부를 캡쳐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