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워라벨 속에서도 번아웃은 온다
너무 많은 일에 시달리지도, toxic한 업무 환경에 놓여있지도 않았다. 사실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직원들의 복지와 자율성을 중요시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무제한 유급휴가 제도가 있어 내가 내 할 일을 제대로 해내는 한 원할 때 언제든 쉴 수도 있는 곳이다. 그런데 번아웃의 주범은 재미있지 않은 일에 있었다. 너무 쉽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으면서 나를 꾸준히 배우고 나아가게하는 원동력을 주지 못했던 프로젝트들 때문이었다. 이런 프로젝트가 진행되어야만 했던 우리 회사의 프로덕트가 매꿔야만 할 갭들 때문이었다. 우리 프로덕트를 마켓에서 명함은 내밀 수 있을만큼 만들어 줄 가장 베이직한 피쳐들을 만들어 나가는 일은 나를 지치게 했다. 10년이 넘어가는 경력을 가진 나를 고작 이런거 하려고 고용을 한거냐. 나는 매일 투덜거리지만 당장 그 곳을 뛰쳐나오기엔 장벽이 많았다. (이 장벽에 대해선 다음에 얘기해보자.) 일에서 내가 느끼는 불만족이 사실 수개월간 번아웃인 줄도 몰랐다. 하지만 여기 (https://www.indeed.com/career-advice/career-development/causes-of-burnout) 아티클에서 두번째로 꼽는 번아웃의 원인인 "having a lack of control"이 나의 상황을 설명하는 같았다. 나는 "성장의 에너지를 느끼게 해주지 않는" 일을 하고 있지만 거기에서 벗어날 길이 없었던거다. 지금은 잘 살고 있나? 상황은 조금 나아진 듯하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난이도를 떠나서 이제 지금 하고 있던 도메인이 지루해진 것 같다. 내가 다뤄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다루는 곳으로 이동하고 싶은 생각에 하루에도 몇 번 씩 링크드인 잡보드를 눈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