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할 때 다음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먼저 퇴직하지 마세요!
이직할 때 고민해 봐야 하는 내용 610 회사에서 채용 담당자로서, 개인적으로 하는 커리어 코치로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직할 때 다음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먼저 퇴직하지 마세요." 특히 커리어 코칭 할 때 이직을 계획하는 분들로부터 자주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직에 집중하고 싶은데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만두는 게 좋을까요?" 저는 단호하지만 완곡하게 대답합니다. "아니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재직 중이 아닌 무직 상황이 이직 과정에서 불리한 수 싸움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력서에 '현재 재직 중'이 아니라 퇴직한 날짜가 박혀있는 내용이 입사 지원 서류를 검토하는 채용 담당자로 하여금 여러 가지 의문을 불러일으킵니다. '회사나 개인적으로 어떤 이슈가 있어서 다음 행선지를 구하지 않고 퇴직한 것은 아닐까?' '이전에 근무했던 회사가 견디기 힘들 만큼 너무 힘들고 싫었나?' 현재 재직 중이면 그냥 근무 경험한 회사를 확인하고 지나갈 것을, 재직 중인 상태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 이전 근무한 회사 경험까지 의문을 품게 만듭니다. 이것은 저라는 개인의 억측이 아니며 실제 채용 담당자와 현업에서 채용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분들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여러분이 함께 일할 동료를 채용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지금 재직 중인 회사가 있는 사람과 일주일 또는 한 달 전에 마지막 근무한 회사를 퇴직한 사람이 있다면, 어떤 분을 먼저 만나보고 싶을까요? 이직할 때 다음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먼저 퇴직하지 말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개인의 심리적 안정감 때문입니다. 이직에 집중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분의 마음속에는 '좀 쉬고 싶다'라는 생각이 숨어있을 줄 압니다. 쉬면서 책도 읽고,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여유 있게 탐색하고 싶죠. 바쁘다는 핑계로 배우지 못했던 기술이나 이력서에 한 줄을 더 할 자격증도 취득하고 싶을 것입니다. 뭐 다 좋습니다. 공백 기간 동안 몸과 마음이 충전될 수 있다면, 지식과 지혜가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선택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공백 기간이 걱정되는 것은 소속된 회사가 없다는 심리적 불안감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공백을 갖자고 마음먹었다면 최소 한 달은 쉬겠다는 의미겠죠? 한 달 동안 쉬면서 이직 준비를 하고, 한 달 후에는 '짠'하고 새로운 직장을 다닌다는 계획을 세우시겠죠? 아마도 이전에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고 1-2주 정도는 마음이 편안하고 무직 상태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3주 차부터 슬그머니 불안감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입사 지원한 회사로부터 서류 합격하고 면접도 봐야 하는데, 어디 이직이 내 마음과 같이 되던 때가 있었던 가요? 재직 중에 이직을 하려고 입사 지원했는데 서류와 면접에서 탈락하면 마음이 아픈데, 무직 중에 입사 지원 결과 탈락 소식은 더 아프고 슬프고 자신감을 떨어뜨립니다. 계획한 기간보다 무직 상태가 길어지면 점점 초조한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결국 어디든 나를 채용해 주는 곳이면 간다는 의사결정을 하게 되죠. 심리적 불안감은 이성적인 판단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합리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덜컥 아무 곳이나 입사하게 된다면 이전에 근무하며 생각했던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결심한 이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런 상황을 두고 악순환이라고 합니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일단 문제가 되는 상황을 회피하고 보자는 마음이 문제를 더 크고 깊게 만드는 것입니다. 나를 불러주기만 하면 간다는 마음이 해로운 이유는 합리적인 처우를 받지 못하는 불리한 상황으로 작용합니다. 입사 지원자가 현재 무직이라는 것을 확인한 회사는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다고 판단하여 평소보다 낮은 처우를 제시해도 수락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람은 모두 악합니다. 약점을 보면 공격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입니다. 재직 중이었다면, 배짱을 부려서라도 받을 수 있었던 합리적 처우를 무직 상태이기 때문에 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돈이 회사를 선택하는 절대 가치는 아니지만, 합리적 처우를 받아내는 능력도 인재에게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발.. 이직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당장 그만두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 더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재직 중이지 않은 상태는 이직할 때 스스로를 불리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 악재입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지금 근무 중인 회사라는 안정된 울타리에서 다음을 도모하시기 바랍니다. 견디고 또 견뎌낼 수 있는 굳은 마음을 갖게 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