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재수생의 수험 생활 짧은 회고
─ 1 오늘 부로 로앤굿에서의 1년 간의 여정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지난 1년 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로앤굿을 알리고, 서비스를 겪어보게 하고, Language-Market Fit을 찾고, 고객 여정의 그로스 루프를 형성하고, Acquisition 데이터의 가시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동료들과 밤 늦게까지 크고 작은 문제들을 풀었고, 1년 동안 나름의 성장을 이뤄낸 것 같아 뿌듯하네요. ─ 2 팀 로앤굿은 팀웍이 좋은 조직이었습니다. 여러 회사를 거쳐왔지만 이 정도로 서로에 대한 애정과 비즈니스의 성공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은 어디서도 쉽게 겪어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동료 마케터들, 프로덕팀, 운영팀, 영업팀 모두 업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빚을 지지 않은 분들이 없습니다. 이렇게 좋은 동료를 만나서 일해볼 수 있었던 것만 해도 커리어에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 3 저는 스타트업 재수생이었습니다. 마케터로서 2번 스타트업에 조인했고, 2번 규제 산업을 경험했고, 예상보다 조금 이른 퇴사를 2번 했습니다. (콩,,?) 첫 회사로 승차공유 플랫폼 스타트업 럭시에서 사회 초년생 시절을 보냈고, 왕성하게 일할 실무자가 되어서는 법률 플랫폼 스타트업 로앤굿에서 고군분투를 했습니다. 스타트업 재수를 여러모로 닮은 조직으로 한 것을 보면, 저도 어지간히 이 필드의 생활을 즐겼고, 또 미련이 남았었나 봅니다. 로앤굿에서의 나날은 여느 스타트업들에서가 그렇듯 쉽지 않았습니다. 협회, 정부 관련 부처, 때로는 유져들과 갈등을 빚을 때도 있고, 법적인 규제 또한 받고 있습니다. 매크로한 시장 상황만 핑계댈 것이 아니라 저의 역량 부족도 많이 느꼈습니다.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것, 법률 플랫폼과 소송 금융이라는 새로운 서비스의 멘탈 모델을 유져들에게 심는 것, 사건을 의뢰하게 하는 것.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은 없었네요. 게다가 22년도 하반기부터는 금리 상승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의 구동 원리가 매출과 트래픽을 빠르게 늘리는 데에서, 공헌이익을 내는 것으로 완전히 바뀌게 되면서 전통적인 마케터의 역할도 많은 변화를 요구 받았습니다. 저 또한 기존의 페이드 마케팅에 치중돼 있던 관점을 확장해 공헌 이익을 내는 마케터가 되고자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적고 보니 꽤 멋있는 시도들을 한 것 같아 마음은 뿌듯합니다. 그 과정에서 멋진 동료들에게 양의 영향을 잔뜩 받았고, 값진 경험들을 했으니까요. 이 정도면 제 개인의 경험 자산 면에서는 ‘손익 분기점을 넘어 영업이익을 낸’ 꽤 즐겁고 멋진 스타트업 재수 생활이었던 것 같습니다. ─ 4 로앤굿을 응원해주세요! 저의 첫 스타트업이었던 럭시라는 회사는 타다보다도 전에 ‘카풀 매칭’이라는 형태로 시장을 혁신하고자 도전했던 곳입니다. 하루에도 수 천명의 유져가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럭시는 카카오 모빌리티에 인수됨을 통해 카카오 카풀로 서비스 재런칭을 했지만,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2018년 사업을 접었습니다. 일반 운전자 - 승객 간 car hailing 서비스는 그 이후로 아무도 시도하지 못 했습니다. 2023년의 리걸테크 시장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플랫폼을 비롯한 여러 신규 사업들을 변호사 협회는 규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번에는 모든 정부 부처들까지 리걸테크 비즈니스의 합법성을 인정했는데도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로앤굿의 민명기 대표님은 변호사 협회의 주장과 달리 로앤굿의 비즈니스가 적법하다는 사실과, 사건 의뢰인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백방으로 알리고 계십니다. 그 사이 모든 구성원들은 밤을 새워가며 일당백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 내가며 마치 이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닌 것 마냥 자리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제 동료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어쩌면 로앤굿의 가장 어두운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하나의 작은 회사를 넘어서 또 하나의 혁신 자체가 실패하지 않도록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 드립니다. ─ 5 저는 당분간 개인 컨설팅과 새로운 도전을 위한 내공 쌓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또 처음으로 강의에도 도전합니다. 다양한 형태로 회사 밖에서 살아남는 테스트를 해보려고 합니다. 또 작은 비즈니스들을 도우며 제 역량 내에서 기버가 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개척하고자 합니다. 멋있는 척 했지만 8월부터는 엄연한 백수이니, 열심히 주변에 친한 척을 하고 찾아뵙겠습니다. 혹여 제 스타트업 재수 생활기, 요즘 하고 있는 비생산적인 생각들이 궁금하시거나, 뉴진스 새 앨범이 얼마나 미쳤는지에 대해 수다 떨고 싶은 분이 계시면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