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를 위한 책-vol.13 ] ⟪한국맥도날드 35년 브랜드스토리⟫
📌 이럴 때 추천해요 : "잘난 맛을 쏙 뺀 브랜드 북을 한 권 읽고 싶을 때" 01. 각 기업에서 이른바 '브랜드 북'을 펴내는 것은 이제 꽤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각자의 방식과 컨텐츠, 그리고 매체를 통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고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책으로 담고 펴내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 역시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한 특별판 등을 제외하고는) 시중에 나와있는 웬만한 브랜드 북은 거의 다 살펴본 것 같습니다. 그중엔 감탄에 감탄을 이어가며 종잇장이 구겨질세라 아끼며 읽은 책들이 있나 하면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라고 물음표만 남겨둔 채 끝을 맺은 책들도 있죠. 02. 오늘 '그때를 위한 책'에서 소개해 드릴 ⟪한국맥도날드 35년 브랜드 스토리⟫는 이런 브랜드 북 의 파도 속에서도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본인들의 스타일로 잘 풀어낸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심지어 브랜드 북임에도 300쪽이 넘지 않는 분량과 16,000 원이라는 가격은 마치 빅맥세트 하나 사 먹는 것처럼 부담스럽지 않은 구성이고요!) 03. 우선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 '맥도날드'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한국맥도날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 생일파티 장소로 사랑받던 그 당시 맥도날드의 추억을 시작으로 세대와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해피밀, 광고 마케팅 계의 전설로 남아 있는 빅맥송,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우리 곁에 찾아온 맥카페와 맥모닝 등의 뒷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죠. 레이 크록의 경영 철학과 생산 시스템 중심의 설명에만 익숙했던 우리에게 어쩌면 진짜 맥도날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04.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그 어느 브랜드 북보다 인터뷰이가 많이 등장한다는 겁니다. 즉, 내부 전문가와 외부 전문가들의 시선을 고루 섞어서 각자가 이해하는 맥도날드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죠. 덕분에 브랜드 북의 치명적인 약점인 '재수 없음....'이 굉장히 많이 상쇄되어 있습니다. 사실 브랜드 북의 존재 이유가 어느 정도 자기 자랑을 녹여내기 위함인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때로는 과한 의미 부여와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담기는 것도 어쩔 수 없긴 하죠. 하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브랜드 북 중에는 소비자들의 반응에는 아예 귀를 닫고 본인들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 케이스도 아주 많았습니다. 때로는 브랜드 북을 읽고 나서 그 브랜드에 정이 떨어지는 경험도 하게 되었으니 말이죠.. ㅠㅠ 하지만 ⟪한국맥도날드 35년 브랜드 스토리⟫는 마치 맥도날드 매장을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부담 없고 편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마주하도록 하고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05. 더불어 어떻게 하면 글로벌 브랜드의 로컬라이제이션이 유려하게 이뤄질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주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글로벌 회사에 다니며 마케팅이나 브랜딩을 하시는 분들의 고민은 일관됩니다. '본사 지침이 강해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뭘 할 수가 없어요...' 라는 거죠. 하지만 한국맥도날드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체질을 개선하고 작게나마 도전할 수 있는 것들을 끊임없이 시도해온 그룹이고 오늘날처럼 다양한 프리미엄 버거와 커피, 디저트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도 그들만의 문화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리스펙 할 부분과 배울 부분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얘기겠죠. 06. 물론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각 파트에 담긴 소제목들이 마치 2000년대 초반 책들처럼 지극히 평범하거나 자신들이 사용한 단어를 계속 반복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요즘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 곳곳에 나타나기도 하거든요. 저자의 화법과 어투도 아주 세련되고 매끄러운 편은 아니라는 데서 읽는 맛이 살아있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07. 하지만 추억을 자극하는 데이터들이 정성스레 담겨있다는 점,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을 녹여서 이기적인 브랜드 북이 되는 걸 방지했다는 점,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 외에 디테일한 이야기와 숨은 노력들을 친절하게 알려준다는 점, 글로벌 브랜드라고 해서 본사가 가진 브랜드 자산에만 기대지 않고 자신들의 도전과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점이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브랜드 북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재미있게 소화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