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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문장의 다른 느낌, 그 차이만큼 성장했다 >

1 예전에 읽다가 말았던 어떤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책갈피가 꽂혀있던 부분을 펼친다. 그 앞 페이지들을 후루룩 넘겨본다. 어디까지 읽었더라. 무슨 내용이었지. ​ ​ 2 페이지 드문드문 빨간 색연필로 밑줄이 그어져있다. 다시 읽고 싶은 문장들을 표시해둔 거다. ​ ​ 3 유난히 밑줄 친 어떤 문장에 눈이 간다. 근데, 지금 보니 너무나도 당연한 문장이다. 너무 평이하다. 별다른 감흥이 없다. 내가 이런 문장에 밑줄을 칠 정도로 자극을 받았었다니.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진다. ​ ​ 4 그때의 나도 나고, 지금의 나도 나다. 그때의 나는 그 문장을 도끼처럼 느끼며 밑줄을 그었을 텐데. 지금의 나는 그 문장이 너무나 당연하다. 지금의 내가 그 사이에 변한 거다. 같은 문장을 읽고 이제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든다. 그 차이만큼 성장했다. ​ ​ 5 스스로가 변하고 성장한 걸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잠시 멈춰서 뒤를 돌아봐야만 알 수 있는 법이다. 오랜만에 다시 읽은 밑줄 친 문장 하나 덕분에 부끄러움과 뿌듯함을 동시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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