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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전문가들의 말을 잘 걸러들어야 하는 이유

1.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심리학과 경영학을 가르치는 필립 테틀록 교수는 커리어 초기에 화가 치밀었다. 2.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소련에서 고르바초프의 부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자신의 예측이 실패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 (전문가들의 뻔뻔한 태도에) 당황스러웠던 테틀록 교수는 1980년대 중반 무렵부터 전문가들의 답변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2003년까지 테틀록 교수가 모은 자료는 모두 8만 2361건이었다. 4. 테틀록 교수는 2년 뒤 라는 제목의 저서를 출간했다. 과연 전문가들의 예측 점수는 어땠을까? 결과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5. 가장 예측을 잘 해낸 사람들조차 테틀록 교수가 말하는 ‘대략 추정 알고리듬'보다 적중률이 떨어졌다. 6. '대략 추정 알고리듬'이란, 기저율을 바탕으로 지난 몇 년간의 흐름이 계속 될 것이라고 추정하는 단순 계산법이다. 예를 들어, 지난 3년간 평균 경제 성장률이 2.8%였다면, 올해도 그 추세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식이다. 7. 테틀록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지역, 시기, 결과, 변수 등을 아무리 바꾸어가며 살펴보더라도 어느 영역에서든 인간이 대략 추정 알고리듬을 능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8. (특히) 공부를 더했다고 적중률이 올라가지 않았다. 박사 학위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정확한 예측을 하는 건 아니었다. 9. 경험도 마찬가지였다. 20년 커리어의 전문가들이 반드시 초보들보다 예측률이 높은 건 아니었다. 10. 그런데 예측의 적중률을 예상할 수 있는 (신기한) 기준이 하나 있었다. 바로 매체의 관심이었다. (잔인한 결과지만)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전문가일수록 예측 점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11. 정말 주목할 만한 발견 아닌가? 테틀록의 연구는 (적어도) 예측 능력에 관해선 사람들이 좀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12. (관련해서) 버지니아대학교 다든경영대학원의 사라스 사라스바티 교수는, 기업가는 (자칭) 전문가와 완전히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냈다. 13. 사라스바티에 따르면, (성공한) 많은 기업가의 한 가지 공통점은 예측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성공한) 기업가들은 미래에 관한 예측 정보를 받으면 읽어보지도 않고 바로 덮어버립니다” 14. 기업가들은 예측의 가치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련해 비즈니스 잡지 Inc.가 자체 선정한 500대 CEO들 중 60%는 사업 계획서조차 써보지 않고 사업을 시작했다. 15. 사라스바티는 기업가들의 사고방식을 연구하기 위해 기업 가치 2억 달러에서 65억 달러 사이의 기업을 만든 창업자 45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는데, 16. “어떤 방법으로 시장 조사를 하겠냐?”는 질문에 한 기업가는 답변을 멈추고 이렇게 말했다. “사실 이런 조사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그냥 가서 팔아보면 알죠. 이 질문들에 일일이 답변하느니 (저는) 차라리 하나라도 실제로 팔아보려고 할 겁니다" 17. (즉, 탁월한 기업가들은 정확한 시장 조사를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본인들이 물건이 팔릴지 아닐지를 정확하게 예상하는 것보다는, 직접 시도해보고 실행해보는 것들을 더 선호했다) 18. (그런데 이건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예측은 불확실성을 높이지만, 실행은 불확실성을 줄이니까) - 칩 히스 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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