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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의 이유과 극복

최근 굉장히 긴 번아웃을 겪고 나서, 좀 오랫동안 깊이 내가 왜 그러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왜냐면, 나는 그동안 성장했다고 생각했지만 되돌아보면 지금의 나는 20대의 나와 또는 10대의 나와 뭐가 다를까 생각이 들기도 했고, 또 한 조직에 있는 것이 3년이 다 되어 가니 지겨워지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고, 또 그동안 겪었던 무력감과 나의 오만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적절한 때에 적절한 번아웃을 겪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덕분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됐으니까. 나는 내 상사에게 틱틱대기도 했고, 모든 것에 불만을 품기도 했고, 내가 더 잘 할 수 있겠단 오만을 가지기도 했다. 어느새 모든 것들이 귀찮고, 의미가 없어지기도 했다. 6개월 정도 계속 방황했던 것 같다. 그동안 왜 이렇게 갑자기 번아웃이 왔을까에 대해 참 많이 생각했다. 나는 번아웃이 안 올 줄 알았다…;; 일을 정말 열심히 했으니까 나와 번아웃은 안 어울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번아웃이 왔고 그러면서 넷플릭스에 ‘Planet’이라는 다큐를 접하게 되었는데, 원래 나는 다큐를 좋아했어서 힐링하는 차원에서 보다가 갑분 번아웃이 해소(?)되버렸다. 이 글은 그래서 ‘Planet’을 보세요!는 아니고, 번아웃 때문에 고민 중인 사람을 위해 도움이 됬으면, 힌트가 됬으면 좋겠는 마음에 쓰는 글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지만…정말 미안하지만! 나한테 딱히 와닿는 게 없었다…(죄송합니다!) 아마, 나이 차이도, 세대 차이도, 생각 차이도 많이 나기도 하고 100% 솔직하기 어려워서 때문일거다. ‘Planet’을 보면서 ‘본능’에 대한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결국 인간도 동물이 아니던가. 남자가 볼륨감이 있는 젊은 여성을 좋아하고, 여성은 키가 크고 몸이 좋고 재력을 가진 남성을 좋아하는 것은 사회화 때문인가? 결국 ‘본능’이다. 동물의 ‘본능’은 생존과 번식욕구이다. 볼륨감이 있는 젊은 여성이 건강한 아이를 잘 낳아 기를 것이고 키가 크고 몸이 좋고 재력을 가진 남성이 여성과 아이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이다. (물론 예외도 있고, 나는 예외도 인정한다) 인간은 ‘이성’도 있지만 ‘본능’도 있다. 나는 ‘본능’을 ‘무의식’이라고 본다. ‘Planet’을 보면 생명체들은 정말 끊임없이 움직인다. 본인의 생존을 위해서든, 번식을 위해서든 터를 계속 옮겨 다니면서 끊임없이 움직인다. 동쪽에 있던 새가 서쪽으로 옮겨가고, 따뜻한 바다에 있던 물고기가 차가운 바다로 옮겨간다. 최우선은 생존과 번식이다. 그를 위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해나간다. 여기서 나는 하나의 힌트를 얻었다. ‘변화해야 생명체는 산다. 생존은 변화로부터 온다’ 생명체들의 본능은 ‘변화’라는 것이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적응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야 산다. 내가 계속 일하는 게 무조건 즐겁고 좋기만 하다면 그것은 괜찮은 건가? 절대 아니다. 번아웃은 나에게 ‘변화’인 것이다. 나의 ‘본능’ 즉, ‘무의식’이 나에게 외치는 것이다. 너의 생존을 위해 이제는 ‘변화’할 때라고 위기감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그것이 100% 이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는 나의 무의식을 인지하고 나서 ‘변화가 생존이라면 변화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봤다. 놀랍게도, 바뀌지 않는 것은 나 자신이었다. 보통은 환경이 바뀌지 않아서 내가 이런다하고 이직을 택하겠지만 생각해보니 우리 조직은 솔직히^^; 말려야 될 정도로 바뀌고 있었고 나는 그대로였다. 나는 특별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이 조직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뒤돌아보면 내가 퇴사하고 나서 망한 회사가 있나? 이건 오만일 뿐이다. 나는 특별할 게 없는 사람이라는 게 위기감으로 다가왔고, 번아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번아웃은 위기감이다. 생존에 대한 위협, 적응에 대한 위협. 환경이 바뀌지 않는 것인지, 내가 바뀌지 않는 것인지 판단할 때이다. 환경이 잠시 바뀌면 미뤄질 수 있겠지만 결국 또 찾아오기 마련이다. 피한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다는 거다. 겪을 거면 일찍 겪는 것이 낫다. 그리고 솔직히 번아웃을 겪는다면, 본인이 욕심이 있다는 뜻이다. 애초에 욕심이 없다면 번아웃조차 겪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번아웃을 즐겨보자. 지금 당장은 안되겠지만, 서서히 바뀌어 보려고 노력중이다. 내가 그동안 미워했던 사람들, 질투했던 사람들, 한심하게 여겼던 사람들, 싫어했던 사람들 모두 그 사람 탓인지, 내 탓이었던 건지 이해해보려고 한다. 그러고보니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나의 본능을, 무의식을 알아차리니 주변에 보이는 게 많아졌다. 그러니 번아웃은 그냥 나의 생존 본능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 😊 내가 왜 이러지 걱정할 것도 아니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고 나의 무의식이 하는 일이니까. 번아웃을 겪고 극복해가면서 특별할 게 없는 나지만, 그래도 특별한 사람과 나도 똑같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3대 500kg을 드는 사람과 똑같이 하라고 하면 못하겠지만, 뭐…나도 사람인데 하려고 하는 마음과 시간이 주어진다면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근육빵빵녀가 되서든...못할 일은 없지 않을까? 여태까지의 나는 천장이 막힌 벼룩이었고, 지금의 나는 막힌 천장의 너머를 보고, 더 올라갈 수 있는 벼룩이 되었다. 다른 벼룩도 뛰는 데 왜 난 안돼?? 그렇게 하나씩 극복해보면 좋겠다. 회피하고 떠나기보다는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한층 성장해나가는 계기로, 발판으로 삼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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