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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에는 직업뿐만 아니라 내가 돌봐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삶기록 (work & life) 658 가족이라는 멍에를 메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픈 부모님을 오랜 시간 돌봐야 하는 아들과 딸, 빚더미에 안은 가족을 대신해 돈을 갚느라 허덕이는 사람, 어린 자녀를 돌보느라 정작 자신을 아끼지 못하는 부모 등 가끔 매체를 통해 접하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있죠. 위와 같은 이야기를 접할 때면, 내 가족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느껴집니다. 참으로 저라는 인간은 사악한 것 같습니다. 양가 부모님 모두 건강하시고, 가족을 대신하여 빚을 갚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자녀도 별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니 현실이 감사합니다. 가족 때문에 가장 마음이 어려울 것 같은 상황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직업을 자아실현을 위한 소중한 기회라고 여기기 때문인데요. 어려움에 처한 가족을 돕기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야 한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할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가족이 아프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면, 직업을 돌아볼 겨를이 없겠죠? 그런데 그 어려움이 지나간 후에 하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 깊게 사무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사명 mission, calling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종교를 가진 사람에게나 주어진 거룩한 운명으로 이해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종교를 갖기 전까지도 사명을 믿었습니다. 이 땅에 태어난 목적과 이유,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믿고, 그것을 발견하고 올바르게 선택해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론 직업적 사명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도 많이 했죠. 그런데 제가 방황이라고 생각한 경험이 쌓여 지금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과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선택과 운명적 방향이 만나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믿습니다. 사명에는 직업뿐만 아니라 내가 돌봐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 중에 가족이 있는 것이죠. 그러니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직업만큼, 아니 그보다 더 가족을 돌보는 일에 힘써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죠.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 가족을 돌보는 일에 소홀했습니다. 가족을 돌보는 일이 사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시간이 나면 하면 좋은 봉사활동 수준으로 취급했습니다. 과거형이 아니라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그래서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보고 감동하지만, 속으로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여기 한때 잘 나갔던 개그맨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와 명예를 가득 잡고 있던 한 사람이 가족을 위해 망설임 없이 모든 것을 포기한 사연입니다. 부와 명예를 포기한 것보다 본인이 좋아하는 대중 앞에 서서 개그를 하지 못한, 아니 하지 않은 그의 선택이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이렇게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남들에게 존경받아 마땅한 어른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줄 아는 용기를 갖고 싶습니다. 지나온 세월을 후회할지언정 사명에 순종하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https://youtu.be/jbsf6moS4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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