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삶이라고 믿었던 것이 오히려 나를 잃어가게 만들고 있는건 아닐까
일삶기록 (work & life) 659 과학과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가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던 일들을 기계가 대신해 주고 있습니다. 최근 제가 사는 집에도 빨래 건조기와 식기세척기를 들어놓고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며 아내와 박수를 쳤습니다.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어서 다음엔 어떤 기계를 사서 조금 더 편리해질 수 있을까 궁리하고 있습니다. 로봇청소기? 음식물 처리기? 이러다가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고 싶지 않아서 집안에 기계로 가득 차는 상상도 해봅니다. 물론 그전에 사람과 같은 로봇이 만들어져서 가사부터 육아까지 모조리 다 대신해 줄 수 있겠죠? 우리가 편리해지면 편리해질수록 생각과 고민을 덜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힘을 가진 동물인데, 편리함에 사로잡혀 생각을 덜하게 되어서 마침내 생각할 줄 모르는 그냥 평범한 동물로 전락해 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살림살이도 골치입니다. 아이들은 커가는데 집은 점점 좁아지니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하나 고민이 듭니다. 만약 더 큰 집으로 이사한다고 해도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또 다른 편리한 물건을 마구 집으로 들여놓겠죠? 그럼 어느 순간 집이 좁게 느껴져 더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고민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대궐에 살아야 하는 건 아닌지, 끝도 없는 욕심이 가지를 뻗습니다. 환경 보호를 위한답시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면 뭐 합니까? 매일 성실하게 구매한 물건 덕분에 쓰레기양이 산더미처럼 나오는걸요. 그 쓰레기 산이 지금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지금처럼 절제하지 않고 쓰레기를 쏟아낸다면 언젠가 우리 집 앞까지 다가올 것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에 사시는 한 여성 작가님이 계십니다. 작가님은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계신데요. 가전제품은 따 4개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등, 라디오, 컴퓨터, 휴대전화. 그리고 옷과 물건을 보관할 마땅한 가구도 없습니다. 그저 자연이 주는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살고 계시다고 하네요. 작가님의 삶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었습니다. 내가 나만의 편리함을 위해 돈을 쓰면 쓰레기가 늘어나지만, 돈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에게 사용하면 나눔이 되고 보탬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피아노를 치는 것이 취미라서 집에 피아노를 사서 놓으면 공간만 차지하고 층간 소음으로 이웃 간 싸움이 날 텐데, 피아노 학원에 그랜드 피아노를 기증했더니 본인뿐만 아니라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하네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적당히 쓰지 않으면 경제가 침체된다는 거짓말을 믿지 말고, 꼭 필요한 곳에 소비하는 지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럼 얼마든지 우리 다 함께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고 믿어요. 오늘은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덜먹고 덜 쓰는 삶을 살아보는 건 어떤가요? 편리하고 윤택한 삶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오히려 나를 잃어가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는 하루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내 눈으로 보고 내 머리로 생각하고 내 손발로 해보려는 것. 어쩌면 세상은, 지금 그걸 ‘불편'이라고 부르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불편'이란 ‘삶' 자체다. 그렇다면 ‘편리'란 ‘죽음'일지도 모른다. ― 중 https://naver.me/Fhd0jO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