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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쓰면 아무도 안 읽습니다

짱 유익한 책이다. 한국어 UI 텍스트를 위한 꿀팁을 비롯한 알짜배기들이 담겨 있다. (글쓰기 책을 읽고 이런 긍정 표현이 최대라니….) 헷갈리고 궁금하지만 물어보기도 애매하고,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는 고민들이 이 책에 예제로 설명되거나, 고민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글쓴이의 건강하고 단단한 ‘프로덕트 속의 텍스트’에 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글은 제품과 함께 숨쉰다 애매한 고민은 이런 것들이었다. 무조건 한자말보다, 그것을 풀어쓰는 게 더 쉬운가? 해요체, 하십시오 체 중 하나만 써야 할까? 하나만 써야 한다면 무엇을 써야하지? ’-하기’를 써야 하나? 이모지를 써도 될까? ‘AI’라고 쓸까, ‘인공지능’이라고 쓸까? 해요체는 두루 높임과 비격식성을 가지고 있고, 하십시오체는 아주높임과 격식성을 띠고 있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종결 표현에 단단히 결합되어 있어서 상대를 적당히 높이면서 공식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상대를 아주 높이면서도 사적인 느낌을 주며 말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친근함을 주기 위해서 ‘-해요’체로 글을 쓰다가 문득 불편함을 느낀 때가 있었는데, 높임과 격식의 정도를 단일한 종결 표현으로 조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적절히 잘 섞어 쓰기를 추천한다. UI의 텍스트에는 서비스 제공자가 전하는 정보, 그리고 사용자가 버튼과 같은 UI 요소를 빌려 서비스에게 전하는 정보가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다이얼로그(팝업, 알럿) 에서 제목과 디스크립션 영역의 텍스트는 서비스 제공자가 사용자에게 하는 말이고 아래의 1개, 혹은 2개의 버튼의 글은 사용자의 대답이다. 일반적으로 서비스에서는 해요, 혹은 하십시오로 글을 끝마치기 때문에 사용자는 서비스와 대등한 위치 혹은 조금 더 높은 위치라고 느끼게 된다. 버튼의 레이블이 높임 표현으로 쓰여 있다면 사용자는 제품과의 관계에 대해 약간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전략적으로 ‘~할게요’, ‘할래요’ 라는 표현을 써서 확언하고 약속하게 하기도 한다.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고려한 UI 텍스트의 유형과 사례를 배울 수 있어서 매우 뜻깊었다. 여러 예제를 아우르는 ‘살아 숨쉬는’ 텍스트라는 개념이 참 와닿았다. 내가 위에서 한 대부분의 고민은 ‘둘 중 더 좋은 하나’가 있다는 가정에서 시작했기에 답을 찾기 어려웠던 것 같다. 내가 다른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는 ‘나’라는 사람의 개성과 가치관도 반영되지만 말하는 대상과 환경, 맥락이 함께 고려된다. 어떤 수단을 사용할지에 앞서 어떤 가치와 정보를 주고 싶은지를 고민하면 심리스하고 상쾌한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외국어나 한자어를 풀어써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그 단어가 놓이는 시공간에서 일어나야만 의미있다. 📍 라인의 보이스 많은 고민이 담겨 있음이 느껴졌고 이 보이스를 읽는 것만으로도 세심함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유사한 어구를 역접과 함께 배치한 것이 흥미로웠다. ▪️ 명확하게 - 명확하지만 단정적이지 않습니다. (사용자의 자율성이나 맥락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포용한다.) ▪️ 사람과 대화하듯이 - 사람과 대화하듯이 말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구어체가 가질 수 있는 가벼움, 휘발성, 비전문직, 낮은 신뢰감 등의 한계를 극복한다.) ▪️ 사려깊게 - 사려 깊지만 걱정이 많지 않습니다. (텍스트에 불필요한 경고나 우려, 제약이 없다.) 📍 체크리스트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놓고, 필요할 때마다 점검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정확성, 간결성, 일관성을 UX 라이팅 3원칙으로 꼽는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체크리스트는 “이거 안 지키면 절대 안됨!” 이 아니다. 그리고 각 항목에 ‘왜’의 부분은 마음 속에 기억해 두어서 따로 적지 않았다… ➰ 정확성 1. 틀린 정보가 화면에 남아 있지 않게 챙긴다. [ ] 업데이트 시 업데이트된 기능이 언급된 다른 화면 함께 업데이트한다. [ ] 업데이트 시 다른 OS나 기기의 텍스트도 함께 업데이트한다. 2. 사용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충분히 제공한다. [ ] UT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텍스트나 이미지가 충분히 제 역할을 하는지 확인한다. 3. 포괄적이고 범용적인 문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 ] 스펙과 케이스에 맞게 텍스트를 세분화한다. (특히 오류케이스!) [ ] 문장의 주어에는 정확한 기능명이나 특정 상황을 명시하고, 서술어에는 실질적인 의미를 가진 동사를 쓰는 게 좋다. [ ] 상황을 2개 이상 병렬 나열하는 접속사를 되도록 쓰지 않는다. (또는, 혹은, 거나 ) 4. 딱 맞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 ] ‘해지’와 ‘해제’, ‘정지’와 ‘중지’, ‘내역’, ‘기록’, ‘이력’ 등 비슷하지만 의미가 다른 용어는 상황에 맞게 정확하게 적용해야 한다. ➰ 간결성 [ ] 단문은 최대 한 두 문장만 쓴다. [ ] 토스트나 스낵바처럼 2.5~3.5초 동안 노출되는 텍스트는 10단어 내외를 쓰는 게 좋다. [ ] 참고사항처럼 설명할 내용이 많을 때는 말머리 기호로 항목화하여 한두 문장씩 끊어가는 게 좋다. [ ] 텍스트의 중복을 가능하면 모두 제거한다. [ ] 문장의 서두에 중복이 존재하면 더 눈에 잘 띈다. (F패턴 읽기) ➰ 정확성과 간결성의 사이에서 고민할 때… [ ] 부득이하게 truncation(…)을 쓴다면 덜 중요한 내용을 잘리게 처리한다. ➰ 일관성 [ ] 같은 개념, 같은 대상을 같은 용어로 쓴다. (’팔로우’를 ‘친구맺기’, ‘친구 되기’ 등과 섞어 쓰지 않는다.) [ ] 스타일의 일관성을 지킨다. [ ] 시각적 표현의 일관성을 지킨다. [ ] 구문법의 일관성을 지킨다. [ ] 포괄성의 일관성을 지킨다. [ ] 입자성의 일관성을 지킨다. [ ] 대상의 일관성을 지킨다. [ ] 다층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화면>기능>앱>연계서비스>브랜드) [ ] 일관성을 지키려면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좋다. 또 이 책에서는 프로덕트 메이커로서 협업하는 UX 라이터의 관점도 소개된다. 새 기능을 어떻게든 사용자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사례, 다국어 최대한 한 줄 안 넘게 해 달라는 사례, 포괄적인 에러 메시지 하나만 띄우고 싶다는 사례 등 익숙한 사례도 눈에 띄었다. 직군에 관계없이 자신의 전문 성을 발휘하여 함께 사용자를 위한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일은 정말 멋진 일이다. 이 저자는 서두에 서로 존중해 주고 함께 노력하는 팀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나도 든든한 팀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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