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과의 대화
일삶기록 (work & life) 668 그저께 밤에 중학교 3학년인 10대 청소년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대단히 특별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학교생활은 어떤지, 좋아하는 과목은 무엇인지, 반 친구들은 몇 명이고, 괴롭히는 친구는 없는지, 친구들과 뭐 하고 노는지, 선생님들은 친절한지, 나중에 어른이 되면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 등 10대 청소년과 40대 아저씨가 만나서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10대 시절에 직업에 대한 확고한 꿈을 갖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가정과 학교에서 꿈에 대해 물어보거나 직업을 선택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꿈이 없거나 당장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이 어쩌면 정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10대 시절에는 공부보다 재미있는 놀이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공부는 재미없을 뿐더러 왜 해야 하는지 이유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공부 외에 건설적인 특별한 활동을 스스로 발견하여 열심히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돈이 주어지거나 시간이 여유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고민 없이 친구들과 즐길 수 있는 게임이나 운동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10대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님들은 우리 아들과 딸이 부푼 꿈을 안고 열심히 살기를 바랍니다.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영어도 잘하고, 엄마와 아빠 이야기도 잘 듣고, 형제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타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저도 두 아이 아빠로서 아들과 딸이 훌륭한 사람이 되길 원하는 마음은 똑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모의 마음은 자녀가 내 것이라고 여기는 생각에서 나오는 욕심입니다.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여 혼돈을 겪게 되는 것과 같이 부모와 10대 자녀는 서로 다른 현실을 사는데 서로를 이해하기는커녕, 이상만 이야기하니 소통이 될 리 없습니다. 부모는 자신의 10대 시절을 떠올려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10대 자녀는 자신의 부모가 어떻게 직업을 갖게 되었고,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여 보면 좋겠습니다. 서로를 이해해 보려는 마음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삶의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을 산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가정과 직장, 학교, 그 밖의 삶의 터전에서 만나고 부딪쳐야 하는 사람과 일이 많습니다. 우리에겐 고민하고 노력할 시간과 에너지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이해하고 싶다면, 분주함을 내려놓고 문제라고 생각하는 내용을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불편함을 무릅쓰고 부모와 10대 자녀는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깨달아야 합니다. 그저께 밤에 만난 중학교 3학년인 10대 청소년과 아이스크림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느낀 점은 아이가 참 착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님이 하는 잔소리가 듣기 싫지만, 부모님이 힘들게 일하느라 스트레스를 받고 민감한 때가 있다는 것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이 기특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아무 생각 없어 보이지만, 상황을 모두 이해하고 자신만의 해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모님들이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표현하지 않는 자녀를 답답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자녀가 왜 대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려 하지 않는지 헤아려 보려고 노력하는 어른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