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지쳤어요 (1)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가 있었다. 회사와 일, 팀원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하고싶은 것도, 전부 해낼 수 있는 역량도 충분한 동료였다. 같이 있으면 나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에너지를 가진 동료였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그 동료는 일도 너무 많고, 예전만큼의 열정도 없고, 무엇보다 사람이 싫어졌다고 말했다. --- 자신의 힘듦을 고백하는 동료를 보며 예전의 내가 생각났다. 이 때 가장 나를 괴롭혔던건 처음의 열정과 애정이 가득했던 나와 너무 달라진 나를 보면서 오는 자기혐오, 나 말고 다 멀쩡해보이는 주변 동료들을 보면서 나만 적응을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 점점 동료들에게 날카로워지는 나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 그리고 다시 짙은 현타로 반복되는 악순환이었다. 사람의 열정, 상냥함, 의지, 의욕, 애정과 같은 무형 자원들은 무한하지 않아서 자칫 전부 소진해버리기 쉽다. 내가 이상해진게 아니고, 이 무형자원의 곳간이 거덜나버린 것이다. 돈을 쓰면 사라지듯이, 무형자원도 쓸수록 사라진다. 처음과 다르게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일과 동료가 싫어지고, 회사 오는것이 끔찍해지고, 자리에 앉아있는데 도망가고 싶어졌다면 당신은 이 무형자원 들을 모두 소진하셨군요. (물론 일하다가 30분씩 1시간씩 하기싫은건 예외다.) --- 이럴때는 무엇보다 마인드컨트롤과 환경의 변화가 중요하다. 바닥을 치고 그럼에도 극복하면서 터득한 방법들은 이런것들이 있다. 1. 일 생각 안하기 2.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은 동료를 찾아 공감대 형성하기 3. 환경 바꾸기 이번 글에서는 1. 일 생각 안하기 에 대해 알아보자. --- 1. 일 생각 안하기 너무 흔하고 당연하고 또 어려운 말이다. 특히나 나는 일이 곧 내 삶이었고 일이 곧 나의 자존감이었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 365일 24시간 일에 메여있었고, 머릿속은 온통 일로 가득 차 있었다. 일에 계속 메여있다보면 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만 강화된다. 가뜩이나 일하는 내내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인데, 전혀 환기가 되질 않으니 고리가 끊어질리가 없다. 내가 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을 하지 않을 때, 특히 주말에 일 생각이 날 틈을 주지 않는것이다. 우울할수록 움직이기 싫기 때문에 몸은 가만히, 머리만 바쁘게 (악순환의 고리를 돌리며) 돌아가는데, 머리가 복잡할수록 몸을 움직이라는 유명한 말처럼 일단 몸을 움직여보자. 취미를 가져도 좋지만 특히 추천하는것은 직접 요리를 하는것이다. 요리를 하는 일련의 과정은 일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다. 무슨 요리를 할지 고르고, 어떤 재료가 필요한지 살피고, 필요한 재료를 사고, 재료를 손질하고 다듬고 조리하면 시간도 잘 가고 조리법에 집중하느라 일생각도 멈출 수 있다. 거창한 음식이 아니어도 된다. 파스타 면과 파스타 소스, 한 종류의 채소만 있어도 꽤 그럴듯한 음식이 완성된다. 일 생각 안하기, 일과 나를 분리하기 등등 모두 결국 무형 자원이 충전될 시간을 내가 나에게 확보해주는것이 핵심이다. 당신은 원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무형자원만 넉넉히 충전된다면 다시 처음과 같은 열정과 애정을 갖는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마치 씨를 뿌리면 싹이 나듯이... --- (2)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