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가 크다는 걸 모두 알지만, 퍼플 카우가 드문 건 두려움 때문이다
1 워낙 유명한 책이라 오히려 손이 안 가더라. 제목만으로도 말하려는 이야기는 충분하지 않나 싶었다. 읽어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2 보랏빛 소가 있다면 리마커블할 것이다. 독특하고 희귀하니까. 사람들의 시선을 가져간다. 관심을 끈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보랏빛 소를 전파한다. 소문을 낸다. 이 모든 과정은 쉽고 또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보랏빛 소만 있다면 말이다. 3 하지만 얼룩무늬 소를 보랏빛 소로 바꿀 수는 없다. 또, 보랏빛이 아닌 소를 보랏빛이라고 우겨봐도 소용없다. 진짜 보랏빛 소가 아니니까.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 당연한 순서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4 쉬운 예시는 창업이다. 실패하는 창업팀의 대부분은 그들을 위한 제품을 만든다. 고객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거니까, 고객도 원할 거라 믿는다. 그래서 망한다. 네가 원하는 거 말고, 고객이 원하는 걸 만들어라. 모두가 아는 조언이다. 하지만 지키지 못한다. 5 시장에서의 경쟁도 있다.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이미 있는 시장에 들어가면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아무리 제품이 좋고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니 아무리 작더라도 독점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게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별로 없다. 니치 한 시장이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렵고, 힘들고, 더럽기 때문이다. 그런 일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래서 그건 기회가 된다. 6 여기까지는 책의 제목이 말하는 이야기다. 책을 읽고 전혀 다른 방향의 궁금점이 생겼다. 사람이다. 캐즘의 앞에 있는 얼리어댑터들은 자발적으로 행동한다. 스니저라고 불리는 스스로 소문을 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왜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걸까. 또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7 소문을 퍼뜨리는 행동은 이성보다는 본능에 가깝다. 보랏빛 소를 보고 이를 퍼트리는 행동은 이타적일까. 아니면 스스로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이기적 행동일까. 8 소문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들리는 말이다. 즉, 타인과의 복수 커뮤니케이션이다. 재밌는 건 인간 커뮤니케이션은 생존을 위해 생겨났다는 사실이다. 맞힐 확률을 높히기 위해서 함께 리스크를 확인하는 과정인 것이다. 9 예를 들어, 눈앞에 처음 보는 동물이 나타났다고 하자. 나는 당장 도망가야 할까, 싸워야 할까. 아니면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될까. 처음 본 나는 혼자서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급박하다. 빨리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결정 방법은 무엇일까. 10 그건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다른 사람에게 빨리 물어보는 거다. 저 동물을 본 적이 있는지 말이다. 내게 보이는 저 동물이 너에게도 보이는지. 우리에게 위협인지 아니면 괜찮은지. 알고 있는 것을 서로 나누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다. 이 판단이 쌓이고 퍼지는 과정은 소문과도 비슷하다. 11 이런 가설을 생각해 보니, 스니저는 낯섬을 보면 더 빠르게 안정을 찾고 싶은 사람들 같다. 긍정이나 부정의 반응이 아닌 익숙함으로. 현대의 낯섬은 생명까지 앗아가지는 않으니까. 빨리 익숙해지고 싶은 거다. 처음 본 새로움에 대해 남들보다 더 빠르게 안정적인 수용을 하고 싶은 사람들. 12 보랏빛 소를 만들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모난 돌은 정을 맞기 쉽다. 눈에 띄는 것이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생겨난 보랏빛 소에 열광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용기와 확신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보랏빛 소를 통해 그러한 감정이 전달되는 것 같아 재밌다. 수요와 공급이다. 세상이 균형을 맞추는 방식같기도 하고. 밑줄 친 문장들 ——— 1 당신의 제품을 살 수 있었을 사람들 중 대부분은 당신의 제품에 대해서 들으려 하지 않는다. 너무나 많은 물건이 있기 때문에 매스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건 쉽지 않다. 우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물건은 대부분 이미 발명됐다. 2 아이디어 확산 곡선을 보고, 영양가 있고 수익성 높은 부분은 사람들이 모두 몰려있는 중간 부분이라고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많은 경우 정말 중요한 부분은 한쪽 구석이나 그 반대편이다. 3 퍼플 카우가 드문 건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리마커블하면, 일부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구도 절대 만장일치로 칭찬받지 못한다. 소심한 인간들이 바랄 수 있는 최선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것이다. 비난은 두드러진 사람에게만 쏟아진다. 4 새 떼를 유심히 살펴보면, 실제로는 그 대형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몇 분마다 무리 뒤쪽에 있는 새가 대형을 이탈해 맨 앞으로 날아와 리더의 자리를 이어받는다. 이로써 이전의 리더는 뒤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할 기회를 얻게 된다. 5 리마커블의 반대말은 아주 좋다이다. 6 먼저 시장의 틈새를 찾고, 그다음에 리마커블한 제품을 만들어라. 그 반대가 아니다. 7 사람들이 이미 사고 싶어 하는 걸 파는 일이 훨씬 쉽다는 사실. 이 사실은 아주 뻔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마케터는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8 거의 모든 시장에서 지루한 곳은 이미 채워져 있다. 가장 큰 소비자층에게 호감을 사도록 설계된 제품은 이미 존재하며, 그것을 대체하기란 어렵다. 9 마케팅은 제품을 창조하는 행위이며, 제품을 설계하는 노력이며, 제품을 생산하는 재주이며, 제품의 가격을 매기는 기술이며, 제품을 파는 기법이다. 마케터가 아니면 누가 퍼플 카우 회사를 운영하겠는가? 10 우리는 우리가 팔기 원하는 걸 팔기보다, 사람들이 우리가 팔았으면 하고 바라는 걸 팔았어요. 그러고 나서 그걸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지 생각했죠. 우리가 고객들과 얘기를 나눌 때마다, 고객들은 우리가 갈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을 가길 원했어요. 그런데 매번 그 길은 올바른 길이었어요. 11 퍼플 카우는 제품 생명 주기의 일부일 뿐이다. 12 상상할 수 있는 한 가장 작은 시장을 생각해 보고, 리마커블한 특성으로 그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제품의 모습을 그려라. 거기서부터 시작하라. 13 베껴라. 당신이 속한 산업이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 베껴라. 당신의 산업보다 더 지루한 산업을 찾아 누가 리마커블한지 알아낸 다음, 그 회사가 한 것을 베껴라. 14 왜 안되는데?라고 질문하라. 당신이 하지 않는 것은 대부분 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 두려움이나 타성, 또는 왜 안되는데?를 과거에 물어본 일이 없어서 생긴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