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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괴물 > 괴물은 '어디에' 있을까

1 추리소설과 스릴러 영화를 좋아한다.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때문이다. 영화 속 반전이나 범인을 맞출 때는 정말 짜릿하다. 2 반대로 내가 모르거나 틀렸을 때도 쾌감이 있다. 내가 졌지만 나쁘지 않다. 두 개의 모순적인 즐거움이랄까. 그래서 웬만큼 유명한 스릴러 영화는 다 본거 같다. 더 머리 아프고 어려운 문제를 쫓아서. 3 괴물은 그런 종류의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영화는 범인을 찾듯이 누가 괴물인지를 계속 묻는다. 같은 시간을 다른 인물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묻는다. 자, 이제 괴물은 누구인가. 맞춰보라고. 4 영화는 같은 사건을 다른 시선으로 본다. 홍상수가 생각났다. 홍상수 영화 속 사건의 변주를 좋아한다. 반복과 중의를 재밌게 사용한다. 덕분에 장자지몽처럼 해석의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5 괴물이 홍상수 영화와 다른 점은 이야기가 완벽하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인물의 관점으로 괴물을 쫓는다. 결국 이야기는 하나로 수렴한다. 그에 비해 홍상수 영화는 여백이 많다. 이야기의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6 칸 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영화 속 단 한 장면도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 단아하고 효율적인 느낌이다. 결말은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그 밖의 장면들은 그렇지 않다. 영화 속 시간이 흐르며 앞의 장면들이 다시 보인다. 괴물은 계속 움직인다. 7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을 재밌게 봤었다. 극 중 할머니 역할의 배우가 별세했다. 그녀의 영화 속 마지막 대사는 '다들 고마웠어'였다. 묘한 우연이다. 그렇게 그 영화를 기억하는 깊은 자욱이 됐다. 8 괴물에서는 음악이 자욱을 남긴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참여한 마지막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듣는 Aqua는 더 슬프면서 아름답게 들린다. 9 영화는 계속 묻는다. 괴물은 누구냐고. 사람은 모두 자신만의 괴물을 갖고 살아간다. 그 누구도 예외 없이. 다만 그 괴물은 없애야 할 존재가 아니다. 함께 보듬으며 살아가야 할 친구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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