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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도서관 이용법 - '도서관 산책하기' >

1 책을 좋아한다. 텍스트를 읽는 경험이 좋다. 상품으로써의 책도 좋다. 그저 책 구경하기도 재밌다. 2 한 권의 책은 한 명의 사람이다. 독서는 한 사람의 생각을 훔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늘 놀랍고 경이롭다. 3 왜냐하면 책을 쓰는 노력은 읽는 것의 수십 배의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책을 쓰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그 결과물을 이렇게 쉽게 얻을 수 있다니. 책을 볼 때마다 늘 감사한 맘과 미안함 맘이 동시에 든다. 4 매일 몇 페이지라도 책을 읽는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다.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누구나 하루에 한 페이지는 읽을 수 있다. 하다 보면 양이 늘어난다. 속도도 빨라진다. 이렇게 1년쯤 하니 습관이 됐다. 5 뭐든 꾸준히 하면 취향과 관점이 생긴다. 오래 책을 보니 원칙이 생겼다. 첫째, 책은 갖고 있는 책 중에서 읽자. 둘째, 시작한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다. 셋째, 책을 읽고 나와 남을 위한 기록을 남기자. 모두 '과시적 독서가' 김봉진 의장님의 영향을 받았다. 6 모든 독서의 시작은 '책 구경'하기다. 책 읽기만큼이나 읽을 책을 모은 풀을 만드는 일은 중요하다. 읽을 책을 고르는 건 그다음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책을 거기서 고르면 된다. 7 요즘은 서점보다 도서관이 좋다. 도서관이 주는 압도감이 좋다. 도서관은 고요하다. 층고가 높다. 책장이 많다. 고유의 책 냄새도 좋다. 교보문고 같은 진한 향은 아니다. 하지만 은은한 진짜 책 냄새가 난다. 8 도서관을 산책한다. 책장 사이를 천천히 걷는다. 내키는 곳에 멈춘다. 이 책 저책을 살핀다. 펼쳐본다. 맘에 드는 구절을 읽는다. 읽어봄직하면 빼어든다. 이런 책들을 모아서 자리를 잡고 읽는다. 9 때로는 관심 가는 책을 찾아본다. 거기서 시작이다. 그 책이 꽂힌 주변의 책들을 함께 본다. 그 주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이 함께 모여있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관점을 파악하기 정말 좋다. 더 깊이 볼 책들은 골라서 읽는다. 빠르고 효율적이다. 도서관이기에 가능하다. 10 반대로 서점은 무조건 신상이 우선이다. 새로 나온 책들이 중요하다. 그다음은 많이, 오래 팔린 책들이다. 잘 팔리지 않는 책들은 어딘가에 있다. 당연한 배치다.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니까. 11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새 책이 나올까. 약 6만 권이다. 한 달에 5천 권인 셈이다. 그러니 사람들에 눈에 띄려면 정말 엄청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출판사는 큐레이션처럼 보이는 유가 광고를 할 수밖에 없다. 독자들은 책을 고르는 리스크를 줄이려고 베스트, 스테디셀러를 찾을 수밖에 없다. 12 지금의 우리가 알아야 하는 요즘의 생각도 중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생각이 오래된 생각보다 늘 가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오랜 시간을 견디고 살아남은 생각들이 더 단단하고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우리는 그런 책을 고전이라 부른다. 클래식이 가치 있는 이유가 있다. 13 도서관 산책이 즐거운 이유다. 지금 필요한 책이 우연히 찾아온다. 보고 싶은 책을 찾았다가 그 옆에 있는 보물 같은 책을 만난다. 아무 의도 없이 걷다가 재밌는 책을 발견한다. 세상의 그 어떤 산책보다 가장 가치 있는 산책이다. 즐겁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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