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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어울리는 콘텐츠 2: '괴테 연구자' 전영애 교수의 말씀>

전영애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는 올해 72세입니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최정상급 '괴테 연구자'인 그녀는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에 여백서원을 세우고 혼자 운영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엔 여백서원 뒤편 산기슭에 2층짜리 '젊은 괴테의 집'을 완공해 '괴테 마을' 조성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했죠. 유가의 전통이 강한 경북 북부지방, 영주에서 태어난 그가 40년 넘게 괴테를 연구하고 시간이 허락할 때까지 괴테에 대해 연구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의 인터뷰 중 “작은 일이라도 내가 안 하면 표 나는 일을 최소한 한 개 이상씩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라는 부분을 메모했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또 동네나 사회에서 관계를 갖다 보면 역할이라는 것이 생기는데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지위를 따지고 생색을 내게 됩니다. 새해에는 생색내지 않고, 누가 해도 괜찮은데 내가 안 하면 표가 나는 일을 더 늘려보려고 합니다. 바라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그게 자연스럽게 내 자리가 되는 경험을 합니다. [ 큐레이터의 문장 🎒 ] 1️⃣ 괴테란 어떤 인물인가? 독일의 대표적인 대문호로 바이마르공국의 교육, 문화, 산업(광산), 세무 등 4개 부서의 장관이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26년 동안 극장을 이끈 연극인이자, 38년 동안 도서관 감독을 하며 세계 신간을 모아들여 작은 공국을 문화의 메카로 만든 전인적 지성인으로 꼽힙니다. 그는 1,400점의 그림을 그린 화가였고 동시에 정치가, 과학자이며 철학자였습니다. 그를 연구하는 괴테학회는 1885년부터 연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2️⃣ 괴테에게 매혹된 이유는 무엇인가? “괴테의 자기형성(自己形成) 자체가 놀랍다. 적지않은 근·현대 철학·예술가들은 어딘가 일그러져 있거나 병들어 있는데, 괴테는 인생을 원만하고 견실하게 살면서 탁월한 작품들을 남겼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단테 등과 달리 괴테는 지금 시대와 훨씬 가깝다. 전문화돼 있으면서도 일그러지지 않은 괴테는 우리에게 전인적(全人的)인 자기형성의 훌륭한 모델이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그의 끈기와 지속성이다. 괴테는 에서 ‘모든 큰 노력에 끈기를 다하라’로 썼는데 그 자신이 이를 평생 행동으로 옮겼다. 예컨대 괴테는 를 22세부터 82세까지 60년동안 썼다. 3000여년의 시공(時空)을 넘나드는 2부는 당대에 이해받지 못하리라 생각해 죽기 한 해전인 1831년 여름 봉인해 장롱속에 넣었다. 이듬해 죽음을 눈앞에 둔 정월, 그는 봉인을 풀어 수정한 뒤 다시 봉인했다가 3월22일 타계했다.” 3️⃣ 괴테의 끈기에 매료된 것인가? 문인이면서 동물학자, 해부학자, 지질학자, 외교관, 신학자 등으로 불렸던 괴테는 어떻게 이처럼 다방면의 활동을 할 수 있었나? “괴테는 ‘종이시대에서 가장 생산적인 문인’이었다. 괴테는 자신의 아버지처럼 구술(口述)에 능숙해 다방면의 호기심을 소화할 수 있었다. 더 결정적인 것은 탁월한 시간관리이다. 괴테는 평생 아침 5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글을 쓰거나 책을 읽었고, 오후 1시부터 사람들과의 식사로 정치를 시작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연극 공연을 주관했다. 괴테는 ‘시간이 나의 재산, 내 경작지는 시간’(Die Zeit ist mein Besitz, mein Acker ist die Zeit)라고 노래했다. 그는 손자 발터에게는 ‘오늘과 내일 사이에는 아직 긴 시간이 있다. 처리하는 법을 빨리 배우라’고 써 줬다.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으면서도 아둥바둥하거나 초조해 하지 않고 여유와 관조(觀照)를 즐긴 괴테는 시간관리의 달인(達人)이었다.” 4️⃣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젊은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인생을 너무 계산적으로 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비록 도중에 이 길이 맞는지 알 수 없다 할지라도 자신의 일을 성심성의(誠心誠意)껏 하면 그 안에서 길이 반드시 생긴다. ‘본업에 충실하면서 반듯하게 사는 게 손해보는 일만은 아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5️⃣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문학(文學)의 효용은 무엇인가? “우리는 내 인생 하나 겨우 산다. 그런데 문학 작품을 읽으면 다른 삶들을 경험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 곁에 가볼 수 있다. 이게 엄청난 경험이다.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감동받는다. 또 어떤 예상치 못한 일에 충격과 조종당하는 사태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범람하는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조종·쏠림·왜곡이 일상화된 시대에 문학과 인문학의 가치는 과거 보다 훨씬 더 높다. 지금이 제대로 인문학을 할 때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2023/12/20/AHIA33L2TRDSZK2GFZPSLUC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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