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가 지연될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프로젝트 일정준수의 실적 그래프는 좌우가 대칭인 정규분포가 아닙니다. 계획보다 일정을 단축하는 것보다 계획보다 일정을 지연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비대칭 분포입니다. 지연으로 치우친 비대칭 분포는 계획보다 지연되는 프로젝트 수가 많고, 단축하는 기간보다 지연되는 기간이 훨씬 깁니다. 이 때문에 납기가 지연되는 프로젝트는 자주 접하지만 납기를 단축하는 프로젝트는 보기 힘듭니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일정에 겸손해야 합니다. 일정을 빨리 끝낼 수 있어도 빨리 끝내지 않는 경우가 많고,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될 이유가 많기 때문입니다. - 빨리 끝낼 수 있을 때 빨리 끝내지 않는 이유 프로젝트 일정을 단축하려면 팀원들이 맡은 업무를 계획보다 빨리 끝내야 합니다. 맡은 업무를 계획보다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계획보다 생산성을 높이거나 계획수립시 여유를 확보해야 합니다. 맡은 업무를 빨리 끝내는 다른 방법은 생각보다 업무를 빨리 끝낼 수 있을 때에도 주어진 일정을 지키기 때문입니다. 일정을 당길 수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맡은 업무를 빨리 끝냈을 때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 납기를 단축했을 때 프로젝트 팀을 보상하는 경우는 있어도 프로젝트 진행 중에 개인들이 맡은 업무를 계획보다 빨리 끝낸다고 팀원을 보상하는 일은 드뭅니다. 계획보다 업무를 빨리 끝내는 인센티브가 없을 때 대처는 두 가지입니다. 인센티브가 없어도 여유를 사용하지 않고 업무를 빨리 끝내거나, 여유를 소진하고 계획대로 끝내는 것입니다. 주어진 여유를 소진하지 않고 빨리 끝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그런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 목표에 따라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회사 후배에게 업무를 부탁하면 ‘언제까지 하면 되나요?’라고 물어보는 후배가 많습니다. 그럴 때 나는 반대로 그 후배에게 ‘언제까지 끝낼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고 싶고 실제로 묻기도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언제까지 가능한지 후배의 의견을 듣고 문제가 없으면 그렇게 하세요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만일 후배의 답변이 내가 생각하는 마감일보다 지연된다면 후배와 의논하여 범위를 조정하거나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후배의 의견을 듣지 않고 내가 후배에게 전달할 수 있는 양심적인 일정은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일정’입니다. 아니면 ‘가능한 한 빨리 부탁해요’라는 두리뭉실하고 원론적인 답변 또는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일정’에서 버퍼를 제외한 일정을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유 있는 일정에 맞추다 보면 업무착수를 늦게 하거나 업무강도를 낮춥니다. 학교 다닐 때 시험일이 임박해야 긴장감을 가지고 시험공부를 하고, 마감일이 다 되어야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내용입니다. 여유시간을 소비하고 마감에 임박해서 일하는 것을 ‘학생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 빨리 끝난 사실을 알리지 않습니다. 팀원이 계획보다 업무를 빨리 끝내도 그 사실을 외부에 공유하지 않으면 업무를 빨리 끝낸 의미가 없습니다. 특정인이 빨리 끝낸 결과물을 다른 누군가가 계획보다 빨리 활용하지 않으면 빨리 끝낸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팀원이 계획보다 빨리 끝난 업무를 공유하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빨리 끝난 업무를 알릴 필요를 못 느낄 수도 있고, 다음번에도 비슷한 업무를 빨리 끝내라고 요청받을 것이 부담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동시에 많은 일을 진행 중인 것처럼 보이길 원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일을 완료하고 나면 일시적으로 다른 일이 없는 경우에도 일찍 끝난 일을 알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프로젝트가 지연되기 쉬운 이유 맡은 일을 빨리 끝내는 것을 제외하고 남은 경우의 수는 제때 끝내거나 늦게 끝내는 것입니다. 프로젝트가 지연되기 쉬운 이유는 지연되는 경우의 수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맡은 일을 빨리 끝내지 않는 이유는 능동적이고 주관적이지만, 지연되는 이유는 수동적이고 객관적입니다. • 선행작업 중 하나만 지연되어도 후행작업이 지연됩니다. 특정작업을 착수하기 위해 세 개의 작업을 끝내야 한다면 그중 한 개의 작업만 지연되어도 후행작업은 지연됩니다. 따라서 선행작업의 개수가 많을수록 후행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완성도 높은 통합테스트를 착수하기 위해서는 모든 프로그램의 개발과 단위테스트가 끝나야 하기 때문에 개발물량이 많아질수록 통합테스트 착수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선행작업들이 모두 끝나야 후행작업을 착수하지만, 선행작업중 하나만 지연되어도 후행작업이 지연됩니다. 즉 개별작업의 빠른 완료가 프로젝트 납기단축에 미치는 영향력은 낮지만, 개별작업의 지연이 프로젝트 납기지연에 미치는 영향력은 높습니다. 프로젝트 팀원 모두가 선한 사람이고 작업을 빨리 끝내려고 노력한다고 가정해도 업무가 빨리 끝날 가능성과 지연될 가능성은 반반입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앞서 설명한 이유 때문에 프로젝트가 지연될 가능성이 절반보다 높아집니다. 팀원 간 업무의 상호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프로젝트가 지연될 가능성은 증가합니다. • 변동은 나쁜 쪽으로만 작용합니다. 비행기 도착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는 기후, 이륙준비, 공황의 상황 등이 있지만 주로 지연에 영향을 주는 변동이 많습니다. 비행기가 빨리 도착해야 1시간 이내이지만, 늦어지면 하루를 넘기기도 합니다.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젝트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내부와 외부의 많은 변수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변수들은 일정지연에 더 자주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 애초에 프로젝트 계획 달성이 힘들었습니다. 처음부터 프로젝트의 일정준수 가능성이 낮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지연될 프로젝트가 지연된 것입니다. 다만 납기지연의 원인을 이해관계자마다 다르게 해석할 뿐입니다. • 프로젝트 후반부로 갈수록 어려운 일이 많아집니다. 프로젝트 지연가능성은 프로젝트 후반부로 갈수록 높아집니다. 개발단계까지는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어도 통합테스트부터 몰랐던 이슈가 발생하고 그 이슈의 해결이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간단한 이슈들은 그때그때 바로 해결하지만, 복잡한 이슈일수록 해결을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슈 해결을 위해 계획된 업무를 지연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슈해결도 적정 시기가 있습니다. 그 시기를 놓치면 그 이슈와 관련된 업무가 많아져 이슈해결이 복잡해지고 이슈해결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프로젝트가 지연될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프로젝트 일정을 대할때는 겸손해야 합니다. ======================================================= 제가 삼성 SDS에서 30년동안 경험하고 체득한 교훈을 정리한 을 25년 1월 출간한 소식을 공유합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5148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