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은 사특함이 없다. 내려놓음의 시는 사치를 극복한 순응이 있다‘…《한국힐링문학》 2023년 12월호에 시인 이인선이 쓴 〈박남수 시를 통한 상담심리치료와 정서치유 효과〉를 읽다가 이 문장에
‘내려놓음은 사특함이 없다. 내려놓음의 시는 사치를 극복한 순응이 있다‘…《한국힐링문학》 2023년 12월호에 시인 이인선이 쓴 〈박남수 시를 통한 상담심리치료와 정서치유 효과〉를 읽다가 이 문장에 잠깐 정신줄을 놓는다. 인상적이다. 내려놓음이라… ‘내려놓음은 사특함이 없다. 내려놓음의 시는 사치를 극복한 순응이 있다. 스스로 도달한 경지이기 때문에 당연히 치유 효과가 배가된다. 투쟁의 대상을 자의적으로 버리는 것은, 타의적으로 포기한 것과 다르다. 선택적으로 버렸으므로 스스로 갈등 요소를 삭제해버린 것이다.‘ - 《한국힐링문학》 30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해온 김혜남 작가가 마흔이 된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을 읽는다. 저자는 마흔 살까지만 해도 ‘내가 잘했으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집이고 병원이고 환자들이고 내가 없으면 큰일 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2001년 마흔 세 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역할을 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를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살다 보니 정작 삶의 즐거움을 너무 많이 놓쳐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자신이 없는데도 세상이 너무나 멀쩡하게 잘 돌아간다는 사실이었다. ‘제임스 홀리스에 따르면 우리는 1차 성인기인 12~40세까지 누구의 아들딸, 누구의 엄마 아빠, 어느 회사의 팀장으로서 사회화된다. 그것은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하고 선택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키워진 결과로서의 삶에 가깝다. 즉 진정한 자신에게서 멀어진 채 살아온 것이다’ -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작가는 낮아짐, 내려놓음, 비움의 변곡점을 마흔으로 규정한다. 마흔이 되면 우리가 보낸 시간들이 기록된 과거의 책장을 넘기며, 열심히 일궈온 삶을 돌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 해도, 내가 누구이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한 번뿐인 인생에서 내가 성취한 게 과연 가치있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몰려온다. 김혜남은 “아직도 원하는 것이 많은데,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시간은 계속 흐르고 우리에게 남은 선택의 폭은 점점 줄어만 간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마흔에서 쉰으로, 쉰에서 예순으로 갈수록 선택할 게 점점 줄어듦을 알게 된다.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물론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하지만 ‘나’는 세계의 중심은 아니다. 자기 자신 밖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본인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타인이란 ‘나를 위해 뭔가를 해줄 사람’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기대가 번번이 깨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잘못된 관념을 계속 고집하면 점점 인색해진다. 타인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만약 자네가 ‘세계의 중심’이라면 공동체에 공헌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걸세. 모든 타인들이 ‘나를 위해 뭔가를 해주는 사람’이니 굳이 내가 나설 필요는 없으니까. 하지만 자네도 나도 세계의 중심이 아니야. ‘이 사람은 내게 무엇을 해줄까?’가 아니라 ‘내가 이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지. 그것이 공헌(commit)하는 길일세’ - 《미움받을 용기》 《김미경의 마흔 수업》도 마흔에다 밑줄을 그었다. 마흔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도 충분한 나이다. 10년 안에 뭔가 이루지 못하면 안 된다는 조급함과 성급함이 오히려 독이 된다. 좋아하는 것을 시작해도 넉넉한 나이가 마흔이다. 마흔이란 나이에 짓눌려 좋아하는 걸 시작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유독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하다. 세상은 바뀌었는데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은 30년 전에 멈춰 있다. 그래서 나이에서 17살을 빼라고 말한다. 덕담처럼 기분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수명이 갑자기 늘어난 지금은 오히려 지금의 생물학적 나이가 ‘허상’일 수 있다‘ ’지금 나이에서 17살을 뺀 나이. 그것이 100세까지 살아갈 ‘현실 나이’이자 ‘라이프스타일 나이’이다. 지금의 나이가 49세라면 라이프스타일 나이는 32세다. 실제로 32세처럼 살아야 100세 시대의 생애주기에 맞게 살아갈 수 있다‘ - 《김미경의 마흔 수업》 김형석 교수의 책에는 ‘정신은 언제부터 늙는가?’하는 문제를 두고 고민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 노(老)스승이 얻은 결론은 ‘사람의 정신력은 좀처럼 늙는 게 아니다’는 것이다. 물론 50대가 되면 기억력이 약화된다. 그 나이쯤 되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김 교수는 ‘기억력이 멎는 대신 사고력이 올라간다’고 설명한다. ‘사고력은 기억력보다 소중해요. 그래서 사람은 60세가 넘으면서 큰일을 하게 되는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 리더가 되는 것은 기억력은 멈춰지더라도 사고력, 창조력이 확장되기 때문에 가능한 거예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데, 노력해서 잘 준비하면 신체가 늙는다고 정신력까지 늙는 것은 아니에요. 나의 정신력은 내가 더 많이 키울 수 있다고 봐요. 의사나 과학자들 중에 인생을 길게 보는 사람들에 의하면, 뇌 기능은 좀처럼 늙지 않는다고 해요. 과학적 실험도 그런 걸 증명하고 있습니다’ - 《김형석의 인생문답》 국내 최초, 동아시아 최초의 교황청 대법원 로타 로마나(Rota Romana) 변호사인 한동일이 펴낸 《라틴어 인생문장》을 읽는다. ‘정확히 똑같은 걸음걸이가 없듯 똑같은 발자국도 없습니다. 우리는 한 발엔 죽음, 한 발엔 삶을 얹고, 때론 휘청거리며 때론 우직하게 힘을 주며 인생을 걸어갑니다. 이것이 ‘산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우연히 내던져진 존재인 나는 웃고 울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때론 아무 감정 없이 그냥 멍하니 있기도 합니다. 때로는 선물처럼 다가온 사랑 때문에 아파하며 그리워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야 합니다.(Verumtamen oportet me hodie et cras et sequenti die ambulare‘ - 《라틴어 인생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