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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에서 ‘좋은’ 또는 ‘나쁜’이란 수사는 애매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좋은 사람’이 좋은 리더와 동의어는 아니다. 흔히 좋은 리더라고 하면 존대말 써주고, 의사결정시 일일이 개별의 뜻을 물어보는

리더십에서 ‘좋은’ 또는 ‘나쁜’이란 수사는 애매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좋은 사람’이 좋은 리더와 동의어는 아니다. 흔히 좋은 리더라고 하면 존대말 써주고, 의사결정시 일일이 개별의 뜻을 물어보는 것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표피일 뿐이다. 진짜 좋은 리더의 바로미터는 친절이 아니라 성장력이다. 성장을 도모하느냐, 비위만 맞추려 하느냐에서 ‘진짜 좋은 리더’와 ‘사람만 좋은 리더’가 갈린다. 사람만 좋은 채 직원의 성장을 도모하지 않는 리더는 약(弱)한 리더이다. 성장의 약(藥)을 주는 리더가 진정한 의미에서 좋은 리더다. 좋은 리더는 일의 방법 뿐 아니라 일의 의미를 함께 가르쳐준다. 사람만 좋은 약한 리더는 막말과 개무시를 일삼는 리더보다 더 악한 리더일 가능성이 있다. 약(弱)자의 어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두 개의 활 궁(弓)과 두 개의 터럭 삼(彡)으로 구성. 털처럼 부드럽고 활처럼 약한 모양을 본뜻 것이란 주장, 또 오래된 활의 끊어진 활줄이 너덜거리는 모양을 둘씩이나 합해놓은 모양이란 주장도 있다. 공통점은 너덜하고 굽어 제 앞가림 할 힘도 없는 상태란 점이다. 약(藥)은 풀(艹)로 아픔을 치료해 즐거움(樂)을 준다는 뜻이 담겨있다. 리더십의 핵심은 근본적으로 영향력이다. 구성원을 마구 휘두르는 리더도 나쁜 리더지만, 휘둘려 눈치보기 바쁜 약한 리더도 구성원의 앞길을 망치긴 마찬가지다. 악한 리더에 대한 경고는 많았지만, 약한 리더의 폐해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다. 그런 점에서 HBR 2013년 9월호의 그렉 맥권(Grec Mckweon)의 연구 는 주목할 만하다. 그렉 맥권은 애플, 시스코, HP 등 100곳 이상에서 1000명의 매니저에 대한 자료를 모아 ‘어떤 상사가 구성원의 성장을 북돋거나 가로막는가?’를 연구했다. 우리가 흔히 예단하듯이 ‘나쁜 리더의 해악’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와 사례를 찾아보자는 의도였다. 결과는 어땠을 것 같은가? 악한 리더들이 에너지 뱀파이어가 돼 직원의 경력을 가로막는다는 사실은 예상한 대로였다. 주목할 점은 직장경력 부진자들의 절반은 악한 리더 못지않게 약한 리더 밑에서 양산된다는 것이었다. 구성원의 직장경력을 가로막는 리더는 악한 리더와 약한 리더의 비율이 50:50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은 스스로 좋은 리더인양 착각에 빠져 각성할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각 단계에서 제대로 배워야할 기본 태도와 역량을 따끔하게 가르치지 못하고, 늘 유야무야 대충 뭉개면서 넘기는 경우가 많다. “너나 나나 월급쟁이. 괜히 싫은 소리 해서 인심 잃으면 나만 손해”라고 하며 “위에서 내려왔으니 대충 해”가 입에 젖어있다. 일의 의미와 원인이 아니라 상사의 비위와 기호를 고려해 심기 거스르지 않는 범위에서 해나가도록 유도한다. 되는 일, 안 되는 일 없이, 늘 그럭저럭 팀으로 통하면서, 구성원은 물론 팀까지 가라앉게 만든다. 악한 리더가 급성 좌절을 겪게 한다면, 약한 리더는 팀 전체에 만성 좌절을 겪게 해 성장을 지체시킨다. 늘 한발 늦고 한발 처지면서 차츰 지표 아래로 침몰하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약함과 착함을 헷갈리고 있지는 않은가, 다 늘어진 화살 줄처럼 약(弱)한 리더는 악독한 리더만큼이다 구성원에겐 독이다. 약(藥)을 주고 있는가, 낙(樂)만 주고 있는가. 울고 들어와 웃게 나가게 할 것인가, 웃고 들어와 울고 나가게 할 것인가. 좋은 사람에 대한 욕망과 좋은 리더의 사명이 충돌할 때는 이것을 되새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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