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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시대의 '지식의 습득'

chatGPT가 잘하는 것 중에 하나가 장문의 글을 요약하는 것인데, 이런 시대에 '독서'란, 그리고 밑줄 긋고 정리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1. 가령 10권의 책을 읽는 것(a)과 동일한 책 10권을 각각 GPT가 요약한 것 10개의 글(b)을 읽는 것은 어떤 차이일까? 2. (a)든 (b)든 그것을 읽고 어떤 질문에 답하는 것과, 동일한 질문을 (a)나 (b)를 업로드한 GPT가 답하는 것은 어떤 차이일까? 그동안 읽은 책을 밑줄까지 긋고, 그걸 다시 타이핑하는 수고를 했던 것은, 머리속 뇌 어딘가에 희미한 자국이라도 남을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왜냐하면 언젠가 어떤 특정 순간에 그 자국들이 연결되어 어떤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게 꼭 여러번이 아니더라도, 결정적인 한순간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면, 한권의 책을 읽으면서 100개의 밑줄을 타이핑하는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필사를 생각해주시면 이해가 좀 되시려나..) 이것의 전제는, 결국 그 생각의 연결로 인한 번뜩임의 창발(통찰)이 결국 머릿속에서 진행된다는 것이다. 가령 토론을 통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생성되는 것도 결국엔 토론 참여자들의 머릿속이다. 그것에 대한 공감대와 눈높이가 맞는 것이지, 언어와 지식자체가 아이디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LLM 등 뉴럴모델 등도 결국 인간의 뇌를 모사한 형태가 아니던가!) 한동안 책을 읽고 그것을 정리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최근 GPT관련된 아티클이나 강연을 보면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지식의 습득이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비효율적인 일은 아닌가? 라는 의문을 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리더스 다이제스트'나 시험기간에 돌아다니던 요약집의 한계 또한 잘 알기에 자꾸 고민이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을 단순히 요약된 버젼을 이해하는 과정으로만 생각한다면, 마치 어떤 사람을 그의 프로필만 보고 그 사람을 안다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어떤 개념을 이해하고, 사고과정을 배우고, 내것으로 만드는데는 분명 '시간'이라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것은 건너 뛴다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 강연해주신 연사분의 말씀 중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GPT의 결과물을 수정, 보완해서 활용을 해야지, 그 결과물을 그대로 의존해서 그냥 쓰다보면 내 자신의 역할 자체가 자동화될 것이다." 분명 시대적 흐름이고, 변화인데, 여기서 어디로 가야할지. 우리가 초중고 대학까지 이어지는 16년의 시간, 그리고 그 이후의 독서들.. '지식의 습득'이라는 지점에서부터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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