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포정이야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입니다. 포정해우(庖丁解牛)라는 '기술이나 솜씨가 매우 뛰어남'을 뜻하는 고사성어가 유래될 만큼 유명하고 어느 분야에 달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이야기 할 때 사용되곤 합니다. 그 이야기 속 포정은 어느 날 양나라 왕인 문혜군을 위해 소를 잡게 되었습니다. 소를 잡는 동작과 칼끝은 막힘 없었고 물 흐르듯 하나의 음률을 갖고 움직였으며 그의 춤을 추는 듯한 움직임이 멈추었을때는 이미 소의 가죽, 뼈와 살점들은 모두 해체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에 감탄한 문혜군이 어떻게 하면 기술이 그와 같은 경지에 이룰 수 있는지를 묻자 포정은 그때 도(道)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초급자는 칼로 무리하게 뼈를 가르기에 매달 칼을 바꿔야 하고 솜씨 좋다는 소잡이 조차 살을 가르기 때문에 1년에 한번은 칼을 바꿔야 하는데 포정은 19년동안 칼날이 방금 숫돌에 간 것과 같이 새것과 같았습니다. 그 이유로 그는 눈으로 소를 보지 않고 소의 몸이 생긴 그대로의 가죽, 살과 뼈 사이의 틈새가 있는 길을 따라 자신의 칼끝이 단지 움직였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분야에 흔히 말해서 전문가 혹은 달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은 많은 경험을 통해 기술을 몸소 체득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확한 공식이나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수할 수 있는 학습서나 지도서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악보를 보지 못하지만 절대 음감의 음악 천재들의 모습을 떠올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3자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절대 음감을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최근 등장한 딥러닝의 학습을 보면 우리는 뇌를 닮은 다층으로 구성된 뉴럴 네트워크에 수 많은 데이터로 학습을 시킨 후 그것을 통해 상황에 따른 최적의 결과를 예측합니다. 그것은 마치 포정이 소의 길을 찾아냈던 것과 같이 한 분야의 장인이 반복된 경험과 학습을 통해 도(道)를 얻어내는 과정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주변을 보면 최근 대규모 뉴럴 네트워크 모델이라는 블랙박스에 학습되어 얻은 결과는 신뢰해야 할 것 처럼 여기지만 한분야에서 적어도 10년이상 깊은 내공을 가진 사람들이 간혹 설명할 수 없지만 그들이 오랜 시간 쌓은 경험을 통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면 그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거나 설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볍게 여기거나 무시해 버리는 경우는 없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직관’이라는 것은 어떤 사람이 과거의 경험과 지식, 분석, 추론 능력이 어우러져 의식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즉각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동의하기 어려울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우리가 꼰대라고 하며 흘려 들었던 어떤 제안이나 의견이 정답에 가까운 이야기였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