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뮤직 클래식 앱. 엄청난 노가다가 만든 우아한 결과물 >
1 클래식은 잘 모르지만 요즘 관심이 간다. 듣기에 편한 곡들을 들어보고 있다. 듣다 보면 익숙해지고 취향도 생기지 않을까. 음악을 많이 듣는 사람들이 결국 클래식으로 귀결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다른 음악 대비 클래식이 주는 새로운 편안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2 얼마 전 애플에서 클래식 전문 앱을 내놨다. 애플 뮤직 클래식이다. 음질과 음향, 다양한 곡의 구색이 클래식에 최적화되어 있다. 사실 클래식 초보인 내게는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3 그래도 애플에서 만든 앱인데. 한번 써보자, 깔아봤다. 앱을 둘러봤다. 악기별 페이지를 보고 놀랐다. 주요 악기별로 페이지와 콘텐츠를 별도로 만들었다. 4 피아노 페이지를 보자. 피아노로 연주한 곡들과 아티스트들을 모아둔다. 피아노로만 연주했거나, 피아노가 포함된 곡들이다. 같은 곡의 여러 연주자 버전도 묶어뒀다. 악기로 묶여 있으니 나 같은 초보자들에게 너무나도 편리하다. 쉬운 악기부터 접근할 수 있으니까. 5 이걸 어떻게 만들었을까. 클래식은 몰라도 만드는 과정은 상상이 간다. 노가다가 필수다. 메타정보를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6 애플 뮤직 클래식에는 무려 500만 개의 곡이 있다. 곡마다 정보를 만든다. 작곡자, 악기, 연주자 등등. 정보를 채우고 이를 기준으로 분류한다. 악기별로 곡을 분류한다. 같은 곡을 연주한 곡들도 모은다. 이 과정을 거치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한 모든 연주자의 곡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다. 7 모든 곡마다 데이터를 생성하는 건 사람이 해야만 한다. 정량적 노가다는 필수다. 여기에 클래식에 대한 정성적인 판단도 들어간다.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8 폴 그레이엄은 스케일을 키울 수 없는 일을 하라고 했다. 그 누구도 처음부터 크고 멋진 일을 해낼 수는 없다. 시작은 모두 작다. 노가다다. 폼이 안 난다. 하지만 그런 일들로 시작해야만 한다. 그래야 성장한다. 9 애플 뮤직 클래식은 그 정석 같다. 누구도 엄두도 못 낼 일이 아니었을까. 모두를 위한 일도 아니다. 엄청나게 돈이 되는 일도 아니다. 일종의 사명감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여전히 대단하다 애플은. 클래식을 더 열심히 들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