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은 재임 당시인 1981년 3월 30일 존 힝클리 주니어라는 인물에게 저격당했다.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대통령에게 가해진 총격은 1963년에 존 F 케네디 대통령
미국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은 재임 당시인 1981년 3월 30일 존 힝클리 주니어라는 인물에게 저격당했다.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대통령에게 가해진 총격은 1963년에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저격으로 잃은 미국인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주가, 유가 그리고 국제정치 등 세상을 반영하는 거의 모든 지표가 출렁거렸다. 그런데 레이건이 영부인인 낸시 레이건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며 미국인은 물론이고 세계가 안정감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미안해 여보. 총알 피하는 걸 깜빡했어. 아직 영화배우였다면 가뿐했을 텐데.” 그리고 그것보다도 더 이전에 그 긴박한 수술에 들어가는 순간 레이건 대통령은 조지 워싱턴 병원의 의료진에게 이렇게 말했 다고 한다. “여러분이 모두 공화당원(레이건의 소속 정당)이어야 할텐데요.” 패닉 상태인 의료진은 그제야 긴장을 덜어내고 이렇게 대답하며 수술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님. 오늘만큼은 저희 모두 공화당원입니다.”라고 말이다. 수술이 끝나서 튜브를 빼고 난 뒤에는 기침을 하면서 심지어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 친구(저격범)는 뭐가 불만이었답니까?” 이러한 여러 에피소드에 힘입어 레이건은 지지율이 저격 사건 이전 59%에서 이후 73%로 상승했다는 조사가 나올 정도로 예상치 못했던 위기를 호재로 만드는 마법을 선보였다.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인 래리 킹은 정당과 무관하게 레이건과 버락 오바마를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이러한 유머 감각을 꼽는다. 이렇듯 리더의 유머 감각은 특히나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그렇다면 리더의 유머 감각은 왜 그리고 어떻게 긍정적 효과를 조직에 가져다주는가? 인지행동치료 전문가로서 유머의 본질과 그 효과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난도 펠루시 박사는 유머는 ‘어떤 대상의 행동, 신념 혹은 의도를 비웃거나 희화화하지만 그 대상의 본질은 존중하는 역설’을 포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자신 또는 타인의 고유한 단점이나 현재의 불안정한 측면 모두에 적용된다. 예를 들어보자. 필자가 아는 노련한 강연자 한 분은 본인 역시 강연장에서 긴장으로 불안해하고 있을 때 이렇게 말하면서 청중을 폭소에 빠뜨리고 자신은 평정심을 되찾곤 한다. “제가 너무 긴장해서 지금 땀이 엄청 납니다. 조금 있으면 기장 앞줄에 계신 분들은 제 땀으로 익사하실지 모르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가능한 최악이나 최선으로도 상상이 불가능한 역설을 통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과정에서 겸손하면서도 담대함을, 혹은 불안하면서도 안락함을 표현하는 것이 위기 상황의 유머가 가지는 본질이라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레이건이 했던 일상적 표현이나, 반대로 ‘사소한 사항’이라도 거대 재난에 비유해 표현하는 대조법은 굉장한 유머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미 답은 나와 있다. 문제나 위기를 숨기려고도 해결하려고도 하지 말라. 일단은 문제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을 위한 말을 하면 된다. 상대방이 어떤 문제에 빠졌을 때 그를 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위로라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 상대방을 위한 이야기를 하면 유머라고 한다. 자신이 처한 문제를 일상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약간의 기술을 연마하면 멋진 유머가 된다. 물론 그 반대로 행동하는 리더가 더 많다. 상대방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을 배려하는 말을 하는 경우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걸 보고 갑질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