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까지 세계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1,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을 한다. 이미 많은 국가들의 식당 주문 중 1/3은 배달이거나 포장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을 식당이라는 공간을 단순히 주방의 아웃소싱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관련 기사를 읽다보니 조금 씁쓸한 감정이 든다. 기본적으로 식당사업은 저마진의 사업이다. 돈도 안되는 사업이고 확장성도 매우 떨어진다. 이상할 정도로 한국 사회에서는 “먹는 장사가 돈이된다”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현실은 매우 다르다. 이런 상황은 다른 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음식 배달 플랫폼을끼고 배달을 한다면 단순 식당과 플랫폼회사가 수익을 나눠가지는 것이 아닌 식당, 플랫폼회사, 음식배달 라이더가 수익을 나눠가지는 구조가 된다. 만원짜리 음식 하나 시키면 보통 배달비 포함 4,500~6,000원 정도 수수료를 챙길 것이고 그걸 다시 플랫폼회사와 배달 라이더가 나눠 가져야만 한다.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배달 제휴의 경우 이 수수료는 훨씬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물리적으로 한시간에 배달을 할 수 있는 양은 정해져있다. 그렇다고 배달 수수료를 무한정 올릴 수도 없다. 배달음식은 기본적으로 맛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음식이다. 아무리 좋은 식당에서 배달을 해먹어도 그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최소 절반은 맛없는 음식을 먹어야만 한다. 배달음식의 수준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래봐야 배달음식으로 한끼를 먹는 것이고 한국 기준으로 3,000원 정도 배달 수수료가 아마 일반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한계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더 안타깝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은 집에서 요리를 하는 문화 자체가 하나의 럭셔리가 되었다는 점이다. 혼자 살면서 요리를 해먹는다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일단 시간이 없고, 더 나아가서 제대로된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도 없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배달음식을 먹는 것은 일종의 주방 아웃소싱에 가깝다. 문제는 요리를 해먹지 않으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거기서 거기라는 점이다. 취향은 단순해지고 음식은 하나의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다. 물론 요즘에는 간편식도 좋은 것들이 많이 나오지만 기실 간편식으로 구현할 수 있는 요리는 한정적이다. 그래봐야 거기서 거기인건 다르지 않다. 집에서 누군가 한끼를 해줄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점점 희귀한 개념이 되어가는 것 같다. 물론 배달음식 플랫폼이 잘못된것도 아니고 배달음식을 하는 식당이 문제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저마진 시장에서 배달음식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한번쯤은 고민해볼법한 이슈는 분명하다.

The foodoo economics of meal delivery

The Economist

The foodoo economics of meal deliv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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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1일 오전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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