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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네이버 / 브랜드 기획자

내 '감정 수건'을 챙기며 사는 삶

01 . 이번 달 '기획자의 독서' 모임의 읽을거리는 ⟪감정의 발견⟫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우리 삶에 '기분'이라는 대상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무엇보다 우리가 하는 일에 있어 기분이 얼마나 크게 생산성을 좌우하는 요소인지를 분석한 내용인데 2년 전에 처음 이 책을 읽고 나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한때 '기분'과 '감정'을 주제로 한 에세이들이 서점의 주요 자리들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 책들의 대다수가 개인감정의 토로였거나 누군가와의 관계를 일방적으로 단절시키는 방식들을 권유했기에 사실 꽤나 아쉬움이 컸던 게 사실이거든요. 하지만 이런 반가운 책을 만나면 조금은 건강하게 생각을 전환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마저 생기곤 합니다. 02 . 감정을 주제로 한 책을 가지고 모임을 진행하며 그동안 제가 감정에 관해 가지고 있었던 짧은 생각 하나를 멤버분들께 공유했습니다. 그건 바로 이른바 '감정 수건 사용법'에 대한 것이었죠. 저는 감정을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수건'에 자주 비유하곤 합니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그냥 잊어라', '신경 쓰지 말아라', '단호하게 끊어내라', '새로운 것들로 기분을 전환시켜라'라고 하지만 우리 각자의 일상에서 이런 일들이 말처럼 쉽게 가능한 게 아니라는 건 우리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든, 특정한 누군가에게든 우리의 감정을 쓴다는 게 휴지나 물티슈 한 장 뽑아서 스으윽 닦아버리고 휙 버리는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죠. 03 . 제가 수건에 대한 비유를 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 감정이라는 것은 '빨아서야 하는 것'에 가깝거든요. 집에 수건을 수백 장, 수천 장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듯 우리는 수십 장 정도 되는 수건으로 일상의 여러 이벤트에 대처해야 하고, 사용한 수건은 더 지저분해지거나 오염되기 전에 빨리 세탁하고 뽀송뽀송하게 건조해서 다음을 대비해 잘 개어 놓는 것이 중요하단 의미입니다. 그러니 무한정 새로운 감정이 생겨나게 할 수도 없고, 한 번 소진한 감정을 일회용품처럼 휴지통에 집어넣을 수 없다는 걸 감안했을 때 우리는 우리 각자의 감정 수건을 어떻게 쓰고 살 것인가라는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게 됩니다. 04 . 우선 저는 감정 수건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 사례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수건에 탈취제를 뿌리듯 감정을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만약 수건을 사용함에 있어 '그냥 악취만 안 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탈취제만 쓱쓱 뿌린 다음 연거푸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듣자마자 인상을 찡그린 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내 감정이 힘든 일상이나 어려운 대상을 상대하느라 꽤 지저분해졌는데도 불구하고 그저 다른 감정으로 그 기분을 뒤덮은 채 넘어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 감정이 어디서부터 곪아가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기보다 일단 그 기분에서 나는 악취만을 지우는 것에 급급한 거죠. 05 . 두 번째는 '한 장의 수건을 여러 용도에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역시.. 벌써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되는 것은 매한가지죠..) 수건도 목적과 특성에 따라 어디에 사용할 건지 분류하는 것처럼 우리의 감정도 한 가지 감정으로 모든 상황을 상대할 수는 없습니다. ⟪감정의 발견⟫을 쓴 저자 마크 브래킷 역시 필요한 감정을 적재적소에 잘 사용하는 사람이 인생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엄연히 얘기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가지 감정으로 모든 문제에 대처하려고 하거나 본인이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한 가지 감정에 몰두하는 경향이 크다고 합니다. 아무리 긍정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해도 세상 모든 이벤트에 긍정의 힘을 끌고 들어갈 수는 없다는 이야기죠. 06 . 마지막 세 번째가 (저 개인적으로는) 가장 최악이라고 꼽는 유형입니다. 바로 '타인이 함부로 내 수건을 쓰도록 놔두는 사람들'이죠. 살다 보면 좋은 사람만큼이나 참 희한한 사람들도 많이 보게 되는데 그중에 가장 위험한 유형이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습관처럼 남의 감정을 빌리는 사람들입니다. 즉, 본인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을 소비하게 만들어 정작 자기는 그 상황과 기분과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쏘옥 빠져나와버리는 거죠. '아니 힘들면 다른 사람에게 좀 털어놓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어려운 고민을 나누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과 일단 자기 기분을 스스로 제어하기 싫은 나머지 그 감정을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07 . 그래서 저는 가장 불쌍한 삶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의 감정 수건을 대신 세탁해 주며 사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리에겐 호텔처럼 매일 새 수건을 문 앞으로 가져와주는 존재가 따로 있지 않습니다. 당연히 감정이란 것도 한정적이기에 우리가 관리하고 잘 준비해둬야 하는 거죠. 그치만 자기가 써야 할 수건을 남이 냉큼 가져가 쓰는 것을 그저 손놓고 바라보고만 있다든지, 다른 사람에게 쉽게 수건을 빌려주고 본인이 대신 세탁해 주는 걸 마치 이해심 많은 사람인 것처럼 여기며 산다는 건 이루 말할 수 없이 소모적인 삶을 사는 거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08 . 참고로 저는 매년 1월 1일이 되면 그동안 사용하던 수건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수건을 구매해 세탁합니다. 어찌 보면 새해를 시작하는 기분 좋은 루틴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이 역시도 감정 수건에 비유해 보자면, 이제 더 이상 누군가를 위해 쓸 감정의 여유분이 없거나 혹은 필요 이상으로 누군가가 자꾸 내 감정 수건을 사용하려고 한다면 그 때는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세상엔 막무가내로 끌어안아줘야 할 대상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고요...) 내 마음을 해지게 하면서까지 누군가를 케어해야 할 의무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이마저도 나이가 한참 어릴 때나 수용이 되는 실수지 사회생활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인 사람에게는 쉽게 용납되지 않는 애티튜드죠. 09 . 우리에게 ⟪죽음이란 무엇인가⟫란 책으로 알려진 예일대의 셜리 케이건 교수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생은 사건의 총합이 아니라 그 사건에서 느낀 감정의 총합이다. 지금 무엇인가를 참고 열심히 산다고 해서 나중에 좋은 감정을 보상받을 거라는 것은 아주 큰 착각이다." 저도 100% 동의합니다. 이건 철 지난 욜로 라이프를 살라는 의미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 인생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사건들은 결국 우리의 기억과 감정 속에서 재구성되어 평생을 함께 하기 때문에 객관적 사실만큼이나 주관적으로 느끼게 될 감정을 소중히 다루라는 의미니까 말이죠. 10 . 그러니 가끔 본인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괜히 착한 사람 컴플렉스를 떠안고 이해심 많은 사람으로 포지셔닝 되고 싶어 정작 본인의 감정 수건은 제대로 못 챙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저 내가 만만해서 자꾸 나에게 찾아와 얌체처럼 수건을 빌려 가는 그들을 향해 '그래도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라는 세상 어리석은 응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누가 뭐래도 가장 행복한 삶은 내 곁에 뽀송뽀송한 감정 수건이 가득 개어져 있고, 나는 그 수건들을 잘 사용하고 잘 관리할 자신이 있는 삶일 테니까요. 여러분도 '감정 수건'이라는 측면에서 각자의 감정을 한 번 들여다보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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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네이버 / 브랜드 기획자

네이버의 새로운 브랜드 미디어, '네이버피셜'

? 네이버의 생생한 이야기를, 현직자들의 목소리로 전하는 '네이버피셜' 서비스가 11월 19일 정식으로 오픈했습니다 ? 그동안 네이버의 일과 그 과정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온 '네이버코드'가 '네이버피셜'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리뉴얼 되었는데요, 앞으로는 네이버의 새로운 브랜드 미디어로서 더욱 다양한 콘텐츠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필명을 쓰긴 하지만 가끔 저도 에디터로 글을 기고할 예정이고요!) 커리어리 사용자분들께도 네이버피셜에서 다루는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자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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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윤곽이 잡히고 있습니다.  |  요새 미디움의 글을 보면, AI 시대의 디자이너의 역할과 정의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AI는 엔지니어링의 결과라서 디자이너의 역할이 의문인 상황인데요.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개념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1. 모델 디자이너 https://uxdesign.cc/the-rise-of-the-model-designer-cef429d9c134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글입니다. AI는 기본 모델이 있고, 학습을 위한 데이터셋이 주어지고, 회사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Align이 중요한데, 얼라인을 어떻게 할지, 그렇게 된 AI는 어떤 모습이 될지 설계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입니다. 기존의 UX 디자이너가 사람들의 경험을 설계했다면, 모델 디자이너는 경험을 미리 설계하는 쪽에 가깝다고 합니다. 챗봇의 선택 항목(Chip)이나, 프롬프트를 미리 설계하는 역할이죠. 이 경우는 데이터셋, 프롬프트, 결과의 방향성이나 미리 설계된 경험이 사용자가 사용하는 모델을 결정하게 됩니다. 2. AI 사용 경험에 대한 개발 https://uxdesign.cc/the-3-capabilities-every-designer-needs-for-the-ai-era-e6cef9db2fd8 흔히 디자이너는 전략적인 사고를 많이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AI 시대에 맞춘 전략 설정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AI 소프트웨어는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것들이 쓸만한가? 효과적인가? 이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AI는 강력하지만, 사용하기 편한가?도 다른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포토샵은 엄청나게 강력한 도구지만,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결과물의 차이가 큽니다. 이미 관련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가 큰 것이죠. 그래서 캔바처럼 복잡하지 않은 기능을 제공하면서 효과적인 결과물을 주는 툴이 나왔습니다. 사람과 인공지능은 아직 잘 섞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AI 사용 경험과 시나리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3. People + AI Guidebook https://pair.withgoogle.com/guidebook 위의 두 글 모두 기본적으로 구글의 People + AI Guidebook를 참조하고 있습니다. 이 가이드에는 AI를 활용한 기술에 대한 이해와 설계, 디자인에 대한 많은 지침이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HIG나 머티리얼 디자인을 참조하는 것처럼 이런 가이드를 참조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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