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안녕하세요, 임베디드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비전공 개발자입니다. 원래 직무는 C++ 센서 개발 이었습니다. 처음 입사 때는 저보다 4~5개월 먼저 입사하신 동료분이 개발 업무로 있었고 중간 직급은 없이 대표님과 동료와 저, 거의 3명의 인원으로 개발 업무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마저도 6개월 차에 접어들 즈음에 동료 분도 이직하고 현재까지도 개발 분야에서 저만 남게 되었고 얼마 안 가 신입분들이 오셨지만 프로세스를 다 처리하긴 힘드니 저는 저대로 신입분을 도와주면서 제 공부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C++로 리눅스/윈도우에서 로봇에 사용하는 센서 드라이버를 작성 유지하고, C# WPF로 앱을 만들어 사용자들에게 뷰어로 제공하는데 이것도 이제 제가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짧게나마 센서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도 겉핡기 하는 정도로 만질 때도 있습니다. 이 업무들이 대부분 저 혼자 답습하며 해결해나가는 중입니다. 뷰어는 레거시 코드가 작성된 이후로 전혀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은 채 프로젝트 때마다 그 위에 덮어 씌우듯이 작성되고 그랬습니다. 어느정도 C++ 과 C#을 오가고, 정부 과제 등을 거치면서 다른 인터페이스와 하드웨어에서 프로그램도 작성하다보니 인터페이스, 환경 구분이 되는 눈이 생기고 사내 로직은 알고 있어서 시간을 조금 보태어 WPF의 메인 UI.xaml 하나에 그 뒤로 모든 로직이 다 있던 레거시 코드에 새로운 방법도 적용해 보았습니다. 어리숙하지만 MVVM 패턴을 적용하여 코드도 정리해 적용하고, C++과 C#의 비슷한 로직 패턴을 가져가고 주석, TODO리스트도 추가하기도 하고 '이거 못하면 넌 주니어'시리즈를 참고하면서 내가 잘하고 있는지 판단할 척도가 없어 동료분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협업할 수 있고 대표님의 일을 덜어낼 방법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 적용해오고 있습니다. 문서도, 인수인계도 정리되지 않고 대표님께 거의 구두로 전달된 채 퇴사가 진행되니, 그나마 오래 지낸 제가 프로젝트 중간 과정 과정마다 문서로 업데이트 내역을 PPT나 README정도로 남기면서 조금이라도 뭔가 자동화할 방법들이나 새로 오실 분들이 참고할만한 내용들을 남기고자 하면서 여러 방법들을 적용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문득 주변을 돌아보니 프로젝트나 과제들이 뭔가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는 결과 없이 하염없이 일이 질질 끌리는 듯한 모습들이 계속 눈에 밟힙니다. 작년 2월 중으로 마무리 될 것 같다던 프로젝트도 어느샌가 올해까지 맺음 없이 다른 프로젝트와 과제로 다시 이어가고, 그 외의 것들도 뭔가 끝났구나 하는게 없이 일이 이어지는 듯 합니다. 그렇게 새롭게 맡게 되는 일들은 도저히 해결될 기미도 안 보이는 채 머리를 싸매며 혼자 고민하는 시간들이 자주 등장하며 어느 정도는 대표님이 작게 나마 설명이나 커버를 해주시고 있지만 대표님도 여력이 안 되기 시작하니 그 풍파를 직접 마주하니 부담감이 너무 커서 평온한 제 마음에 그냥 그만둬야 하나 충동들이 밀려옵니다. 회사에서 일을 안 시켜요, 대표가 인정을.. 이랑 다르게 동료분들과 괜찮고 대표님도 대표님대로 개발의 거의 모든 축을 책임지시고 일하며, 제게도 조금의 파이를 떼어 일을 맡겨주시고, 저는 저대로 배움과 성장을 느끼며 성취감도 크게 느껴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재미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저 순수하게 일이 과도한 듯해서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주말에도 회사에 나가 제가 작성한 코드들의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다르게 변경해보기도 하고 단위 테스트도 할 수 있게 프로그램 구성도 해보고 합니다. 주변 상황들을 몰라 주관적이지만 아무리 봐도 순수하게 회사 업무 효율 개선에도 부침이 계속되니 뭔가 수렁에 빠지는 기분입니다. 일이 익숙해진다..? 그게 뭔지도 모르겠고, 다음주 이번 사업 엎을지 말지 달렸다는 프로그래밍이 제 눈 앞에 있고, 홧김에 퇴사할까봐 제 자신이 무섭습니다. 개발자로서 비전공자에게 쉽지 않은 여정은 당연히 예상했지만 현실이 더욱 매섭네요. 뭘 모르고 있는지 설명도 제대로 못 해 어버버하기도 요즘 그냥 뭔가 다 모르겠다는 막연한 멈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어떻게 이 부담과 상황을 이겨낼지 조언을 구해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 1
인기 답변
질문자님께는 지금 번아웃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은 너무 열정적인 것도 있습니다. '배움과 성장을 느낌', '주말에도 회사에 나가 테스트 코드를 작성', '다음주 이번 사업 엎을지 달렸다는 프로그래밍' 등의 문구에서 질문자님은 업계나 개발에 대한 열정은 확실히 보여집니다. 그 점은 칭찬할만합니다. 다만 이 열정과 실제 상황과의 갭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대표님도 여력이 안되는 것을 본인이 좀더 뭔가 더 해서 메꿀려는 게 보여집니다. 노력도 많이 하시는 것 같구요. 이럴 때는 열정을 좀 줄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업무의 우선순위 도입을 추천드립니다. 본인이 업무분장을 어느정도 하실수 있는 처지라면 우선순위가 높은 것을 처리하시고, 남은 것에서 고민을 하셔서 신입분들도 있다는 것 같은데 그분들에게 살짝 줘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해가 좀 안가는 것은 사업 엎을지도 모르는 프로그래밍을 왜 질문자님한테 시켰을까라는 거네요. 아무리 사람이 없다지만 경력상은 주니어신데 좀 과한 것 같습니다. 대표님 욕심인거 같네요. 사람 일이라는게 그렇게 쉽게 되지가 않습니다. 대표님과도 면담을 몇번 나누어 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멘탈 관리 잘 하시고 기운내시기 바랍니다.
익명
작성자
2024년 04월 02일
덕분에 가장 큰 심리적인 요소에서 괜찮을거라는 안심을 얻었습니다. 답변 감사드립니다. 업무 분장이나 여러 부분에서 매끄럽게 가능할지는 조금 상황을 살펴보고 이야기를 나눠야겠고, 열정을 조금 줄여서 길게 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박정환
시니어 엔지니어 • 2024년 04월 02일
열심히 일하시는 분께 열정을 줄여라 라고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고, 또한 본인 입장에서 그걸 받아들이기에는 김빠질 수 있습니다. 이해가 되는 부분이며 질문자님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고 다만 롱런을 하기 위해, 현재는 몸 상태를 건사해야 할 필요가 있어 어찌보면 어려운 처방을 할수밖에 없는 것이니 상심 마시고 제 글에 담긴 뜻을 부디 잘 알아주셨다면 좋겠습니다. 회사에서는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어거지로 모든걸 떠안으려다 보면, 주니어 입장에서는 자신을 케어하기 힘들어집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나중에는 노하우가 생길겁니다. 지금은 힘들더라도 잘 견뎌내실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현상황에 이직도 물론 방법중에 하나긴 하나, 질문자님이 현 회사에 정이 있으신 듯 하여 굳이 적지는 않겠습니다. 이부분은 잘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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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우선 당신의 상황을 보면,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것 같습니다. 업무에 대한 부담감, 일의 효율성 문제, 각 프로젝트의 마무리가 미흡하다는 불만, 그리고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 등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해당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면하신 문제들을 조금 더 세분화하시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업무 부담: 현재 소위 말하는 '일 장사종'이 되어있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일에 대해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에 저녁, 주말을 활용하여 추가로 작업하기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개인의 생활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모두를 동시에 관리하는 상황: C++, C# 등 다양한 기술 스택을 사용하며 프론트부터 백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합니다. 3. 프로젝트 관리와 효율성: 프로젝트들이 계속해서 끌려가고, 일들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이는 프로젝트 관리나 개발 효율성에서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4. 입사 1년4개월: 아직 경력이 짧으며 주어진 업무의 난이도가 높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고려해보실 수 있습니다: 1. 부담감 관리: 추가적으로 오버타임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료되지 않은 작업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다면 혹시 이를 회사에 알렸는지 검토하셔야합니다. 항상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동료나 상사와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2. 기술 스택 다루기: C++ 및 C# 등 여러 기술을 활용하는데 대한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전체 책임은 본인이 지니되, 구체적인 코드 작성 등은 새로 합류한 동료들에게 맡기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3. 프로젝트 관리: 점진적인 개선을 위해 프로젝트 관리 도구나 능률향상 도구를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보세요. 예를 들어, Jira, Trello 등의 도구를 활용하면 일정 관리와 태스크 추적이 쉬워집니다. 4. 자신감: 아직 경력이 짧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현재까지 본인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고 성장했는지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셔야합니다.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계속 학습하는 모습은 매우 긍정적인 자세입니다. 항상 이직은 마지막 선택사항으로 두셔야합니다. 주변 조건과 본인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후 결정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항들에 대해 공유하고 의논할 수 있는 동료나 멘토가 있다면 그런 대화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많은 부분에서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느끼고 계실 것 같지만, 이러한 시기를 극복하고 나면 좋은 개발자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힘들지만 이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도전과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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