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문화 만들기 경험 나눔

1) 팀 자산을 축적하는 방향으로 일하기

팀 업무가 프로젝트 리스트로만 남기보다는, 지속적으로 경험적/기술적 자산으로 축적되어 스노우볼이 굴러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적/기술적 자산'이라 함은, 다음단계의 혁신을 위한 밑거름 혹은 교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성격의 결과물로 정리되어야만 비로소 '자산'이라 할 수 있을테고요. 그리고 이 자산이 축적되면서 팀의 정체성과 포지셔닝을 드러낼 수 있게 될테고, 이것이 그 팀의 존속에 대해 조직적으로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당성이 인정되어 팀이 존속하게 되면 안정적으로 자산을 축적해 나갈 수 있는 인적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고, 이것이 다시 팀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겠죠.


2) 능동적으로 일하기

여기서 한가지 더 필요한 장치가 있다면, 저는 '능동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꼽고 싶습니다. 팀의 정체성 혹은 자산을 강화해나고자 한다면, 상위 매니저로부터 할당/지시받은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기보다는, 팀의 정체성 혹은 자산을 강화해 나가는데 필요한 일들을 능동적으로 제안하고, 이를 비즈니스 필요성과 결합하여 프로젝트화하는 추진방식이 당연히 유리할 겁니다.

이건 팀의 리더가 갖춰야 할 안목이기도 하겠지만, 만일 이걸 넘어서 팀원들도 각자의 자산을 강화하려는 관점에서 그렇게 일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각자의 스킬셋과 커리어를 강화해나가는 내적동기가 충만한 활동자체가, 마치 스노우볼 굴리듯이 팀 자산을 축적하는 활동으로 시너지를 얻기 시작하겠죠.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구성원들은 수동적으로 일하는 문화에 익숙해져있기에(한국사회의 문화적 영향이든, 기존경력에서의 경험탓이든간에), 스스로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다보면 당혹스러워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팀원들의 커리어 관점이나 흥미를 갖는 기술적 주제 등에 대해서 경청하고, 리더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립해나가는 단계를 거쳐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 팀에서도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입사 초기에는 어려워하던 팀원들도 점점 더 재미있게 일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주제를 찾아 즐겁게 시도해보는 모습들을 자주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현 회사에서 팀장으로 일해 온 약 7년 정도의 시간동안 이 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팀 문화수립을 위한 여러 활동들과 커뮤니케이션 등)해 온 결과라 생각하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 운영방식의 장점을 체감하면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만).


3) 이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는 이유는

결과론적인 팀의 모습은 누구나 바라는 모습일 수 있지만, 정작 팀이 그렇게 변모하기 위한 액션을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는 조직은 많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주어진 프로젝트 수행에 바빠서 그런 것까지 신경쓸 여유가 없어서일수도 있고, 어떻게 그런 문화를 형성해나가야 하는지 몰라서 일수도 있고, 팀원들의 성향이나 회사의 상황상 그런건 불가능하다고 체념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희팀도 여기까지 도달하는데 굴곡이 많았고, 위기들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 정리한 '팀의 자산을 축적하는 방향으로 일하기'와 '능동적으로 일하기', 이 두가지를 결합한 방법은 꽤나 유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인으로서의 KPI로 인정받기도 어려운, 오랜 시간에 걸친 무형자산이라 볼 수 있기에 추진 의지를 유지하기 쉽지 않지만, 해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팀 내 시너지란 그저 오랫동안 함께 일했다거나 개인적으로 친하다고 해서, 혹은 그럴듯한 문구를 공유한다고 해서, 혹은 스타 플레이어가 잘 끌어준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까지 담지 못한 어쩌면 다소 추상적인 이 글이, 어떤 분께든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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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3일 오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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