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페더러에게 배우는 성공의 비결

테니스 황제라고 불리는 로저 페더러의 최근 다트머스 졸업 연설이 인상적이다. 그가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가는 졸업생들과 나눈 세 가지 메시지에 내 생각을 얹어본다.

1) Effortless is a myth. (공짜는 없다)

우린 모두 타고난 각자의 재능이 있다. 기가 막힌 음색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고, 숫자에 능한 사람도 있고, 동물적으로 운동감각이 뛰어난 사람도 있다. 성공하려면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도 맞을지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종종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타고난 재능이라고 치부해 버리기도 하고, 쉽게 해내는 (것처럼 보이는) 결과물을 보며 그 자리까지 가기 위해 흘린 피 땀 눈물을 외면해 버리기도 한다.

로저 페더러는 자신이 테니스 선수에게 필요한 재능을 타고났음을 인정하면서(타고난 재능을 커리어와 연결시키는 건 매우 중요하다), 타고난 재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Believe in yourself has to be earned."라며 자신에 대한 믿음은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데 꼭 필요한 재능인데, 이는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각고의 노력으로 얻어내야 하는 재능이라고 말한다. 인내심과 끈기,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여유, 자기 관리... 이 모든 게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으로 만들어낸 재능이라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to be earned"라는 말을 좋아한다. 우리의 성공이 타고난 재능으로 결정된다면 억울하고 재미없는 삶이 되겠지만, 내가 노력해서 얻어낸 재능으로 성공을 만들 수 있다면 살아볼 만한 인생이라는 에너지가 생긴다.

나는 최근 일적으로 폭풍 속을 걷는 것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자기 확신, 회복력, 긍정적 마인드 이 세 재능을 바닥내지 않고 든든하게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리딩하고 팀을 매니징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자기 확신은 필수이다. 그렇지 않으면 매사 불안감이 커져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결정을 미루거나, 책임을 전가해 버리는 결과를 내기 쉽다. 새로운 일을 시도할 때는 (특히 제로투원을 만들어 낼 때는) 실수나 실패를 했을 때 빠르게 인정하고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번에 성공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빠르게 실패하고 그걸 발판으로 또다시 시도하거나 피벗을 하면서 방향을 잡아 가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수나 실패에 타격이 큰 사람은 오래 버틸 수가 없다. 자기 확신과 회복력은 긍정적 마인드를 베이스로 한다. 괜찮다는 마음, 할 수 있다는 마음, 까짓것 일단 한번 해보지 뭐, 아님 말고! 하는 초긍정 마인드가 성공에 꼭 필요한 재능이고, 이건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치열한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Belive in yourself has to be earned."

각자 가진 재능을 잘 살펴보고 어떤 재능을 더 키워야 하는지 적어보면 어떨까. 성실한 것도, 잘 웃는 것도, 친화력 있는 것도, 책임감이 있는 것도 모두 노력으로 얻어야 하는 재능들이다.

2) It's only a point. (그저 1 포인트일 뿐이다)

테니스의 황제라고 불리는 로저 페더러의 한 세트 평균 승률은 54%. 세계 최고 탑 플레이어이지만 승률은 50% 정도라는 것이다. (야구도 3할이면 최강 타자라고 불린다). 한 포인트는 승부사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지만(그래서 한 포인트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졌을 땐 그저 한 포인트로 진거 일뿐이라는 거다. 진 포인트에 연연하면 다음 포인트를 놓치게 된다. 인생을 살다 보면 1 포인트를 잃게 되는 경우가 흔히 생기는데, 1 포인트는 그저 1 포인트일 뿐. It's OK. It's only a point. 인생 최고의 샷을 만들었다면? 그 또한 1 포인트일 뿐이다.

"When you're playing a point, it has to be the most important thing in the world and it is. But when it's behind you it's behind you. This mindset is really crucial because it frees you to fully commit to the next point and the next point after, with intensity, clarify, and focus. The truth is whatever game you play in life, sometimes you're going to lose; a point, a match, a season, a job.. it's a roller coaster with many ups and downs, but negative energy is wasted energy. You want to become a master at overcoming hard moments. That is a sign of a champion."

월드 챔피언은 모든 경기를 이겨서가 아니라, 자신의 패배를 다루는 법을 잘 알고 훈련한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The best in the world are not the best because they win every point. But it's because they know they lose again and again and have learned how to deal with it."


어느 날은 일을 잘 해낸 것 같아서 뿌듯하다가, 어느 날은 다 망친 것 같아서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다. 동료들에게 칭찬을 듣기도 하고 비난을 받기도 한다. 내가 만든 결과물이 졸작인 것 같아서 다 버리고 싶은 날들이 이어지기도 한다. 성공도 실패도 그저 내 커리어 인생에 1 포인트일 뿐이다. 1포인트로 게임에서 진 것보다, 더 위험한 게 '난 역시 안 되나 봐', '자존심 상해서 그만뒀어', '다시 도전한 엄두가 안 나' 이런 마음으로 이어지는 패배감이다. 그저 1 포인트라는 걸 상기하자. 세계 최강 선수도 승률이 50%이고, 최강 타자도 3할인데, 평범한 내가 매번 성공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다. 일희일비하지 말자. 그저 1 포인트씩 쌓아가는 거다.

3) Life is bigger than a court.

16살에 테니스 커리어를 시작해서 24년 동안 테니스 코트에서 살았고 테니스에서 인생을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2022년에 은퇴를 하고 보니 자신이 몰랐던 큰 세상이 있더라는 깨달음.

내가 처한 상황이 절망적이라고 느껴질 때,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걸 놓으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길 때, 나만 뒤처지고 억울한 것 같다는 생각이 밀려올 때.. 내 눈에 가림막을 하고 무작정 달리고 있는 건 아닌지 멈춰서 살펴봐야 한다. 생각해 보면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숫자도 지극히 제한적이고, 내가 속한 커리어 분야도 매우 협소하고 (게다가 나는 내가 하는 일 외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내가 경험한 세계도 고작 몇몇 나라와 도시들뿐이다. 여행을 하면 내가 모르는 세상과 만나게 되는 게 가장 큰 인생 배움이 된다.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다양하고, 삶은 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꽃을 피운다. 인생을 내 커리어 코트에 묶어 놓는다면 경기가 끝났을 때 멘붕이 올 것이다. 커리어는 커리어일 뿐, 인생 전부가 아니다. 꼭 명심하자.

https://www.youtube.com/watch?v=t8v0cHn_LRc


로저 페더러 다트머스 졸업연설

www.youtube.com

로저 페더러 다트머스 졸업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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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4일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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