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개발자 오늘도 마음 튼튼하게 성장하기'

이전에 올렸던 글에서처럼, 나는 '성장'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어감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다루는 문제들과 내가 매일같이 싸우고 있기 때문에 첫눈에 호기심이 생겼다.

자기 계발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첫 페이지를 열 때 약간의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첫 장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런 걱정은 눈녹듯이 사라졌다.

이 책은 저자가 단순히 자기 자랑을 섞어가며 주관적인 경험과 통찰을 독자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와 연구 자료들을 토대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실험한 결과를 응축하여 전달한다는 점에서 매우 설득력이 있었다. 또한, 400페이지에 달하는 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혔다.

읽는 동안 서양 백인 꼰대 아저씨의 느낌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마 5년 전의 나였다면 이런 느낌을 받는 순간 책을 덮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면역력이 강화된 덕분에 이런 부분은 무시하고 필요한 것만 골라낼 수 있었다.

우리가 미루고 싶어하는 습관을 개인의 게으름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뇌의 작동 방식에서 기인한 것임을 인지하고, 이런 습관을 효과적으로 교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과 트릭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이 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됨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공부나 일을 미루면서 이 글을 읽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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