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서

아내의 지인 중에 사회적 기업,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 난민을 돕는 일을 하는 분이 있는데 매주 탈북민, 난민들과 풋살을 한다고 한다. 나도 풋살을 좋아해서 한 번 초대 받아 갔다.


많은 탈북민, 난민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다. 과거에 월드컵 예선을 위해서 우리나라가 북한과 맞붙은 적이 있다. 그 때와 느낌이 같은 지는 모르겠지만 북한 사람들과 축구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신기하고 새로웠다.


그들은 어떤 축구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나름 북한에서 축구를 잘 했던 것 같다. 선수 출신으로 어디서 배운 것은 아닌 것 같았는데, 그냥 우리나라 동네에서 조금 찬다는 사람처럼 아마추어 세계에서 잘 차는 실력을 보여줬다.


난민들 같은 경우, 한 친구는 취미로 축구를, 한 친구는 아직 고등학생이었다. 에티오피아, 시에라리온에서 한국으로 피난해온 친구들이다. 감사하게도 그들과 웃으며 풋살을 즐겼다.


참 마음이 찡했다. 나는 요즘 리드가 없어서, 세일즈가 정말 잘 안돼서 힘들고 어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항상 울상을 짓고 있는데, 그들은 달랐다. 어찌 보면 그들이 나보다 더욱 울상을 지어야 할 지도 모른다. 나라가 혼란에 빠지고 오 갈데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우리처럼 세일즈가 되지 않아도 직장이 있거나, 돈을 받거나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풋살을 하면서 웃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저렇게 앞날이 어두컴컴한 상황에서도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웃는 모습을 짓는데, 나는 저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좌절, 불평만 하고 사는지, 너무 부끄럽다.


오늘도 감사함을 잊었고, 그런 사람들, 일들로 다시 한번 감사해야 함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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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4일 오전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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