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니컬 프로그램 매니저에 대한 단상

오늘 원티드에서 주관한 '2025 TPM Meet-Up 핫한 테크 기업 TPM으로 일하기'에 다녀왔다. 꽤 유익한 시간을 보냈고, 현장에서 느끼고 생각한 점들을 정리해보기 위해 간단히 글을 남긴다.


나는 2019년경,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하는 프로그램 매니저(Program Manager)를 만나 흥미롭게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다. 시간이 흘러 2021년쯤에는 테크니컬 프로그램 매니저(Technical Program Manager, TPM)라는 역할을 처음 접했다. 아마 쿠팡에서 새로운 역할로 도입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에는 '업무 혁신을 위해 또 새로운 시도를 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넘겼던 것 같다.


그 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여러 국내 테크 기업에서 TPM 직군을 채용하는 공고를 보면서, 한국 IT 업계에도 이 역할에 대한 새로운 필요가 생겨나고 있으며 또 한 번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직감했다. 오늘 밋업에서 토스, 버킷플레이스, 컬리, 우아한형제들에서 TPM으로 일하는 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구글에서 Technical Program Manager를 검색하면 보통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A Technical Program Manager (TPM) is a leader who bridges the gap between technical expertise and business goals in a project or program, often working with diverse teams to ensure successful delivery. They possess both strong technical knowledge and project management skills, enabling them to manage complex projects, drive execution, and address technical challenges effectively.


오늘 밋업에서 발표한 모든 연사가 큰 틀에서는 위 정의와 유사한 맥락에서 TPM의 역할을 설명했지만, 각 회사가 처한 상황과 문화에 따라 역할을 정의하고 풀어가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토스에서는 TPM을 CTO 산하 조직에서 여러 팀에 걸친 복잡하거나 기술적으로 난해한 과제를 해결하며 '제품을 위한 플랫폼'의 기술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는 듯했다. 여러 조직에 엮인 기술적 문제를 풀어낸다는 점에서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의 Staff Engineer나 Principal Engineer 역할이 떠올랐다. 다만, 토스에는 이미 Staff Engineer나 Director of Engineering 역할이 정의되어 있어 TPM을 별도 직군으로 구분하고 있었다. Staff/Director of Engineering은 제품 조직에서 활동하고, TPM은 기술 조직 또는 플랫폼 조직에서 활동하는 형태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버킷플레이스에서는 TPM을 특정 목표 달성을 위해 여러 조직과 다양한 프로젝트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만드는 역할로 정의하는 듯했다. 여러 프로젝트가 각자의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전체적인 방향성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조율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TPM을 별도의 '직군'이라기보다는, 이러한 역량을 가진 사람이 수행하는 '역할'로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 TPM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관리자(PM)나 테크 리드(TL) 등도 특정 개인이 맡는 역할(Role)로 바라보는 관점에 크게 동의한다.


컬리 역시 버킷플레이스와 유사하게 목표 달성을 위한 조율자 역할로 TPM을 정의하는 듯했다. 다만, 현재 컬리에는 TPM으로 활동하는 분이 한 명뿐이어서 회사의 공식적인 정의라기보다는 현 담당자의 경험에 기반한 정의에 가까워 보였다. 버킷플레이스가 목표에 대한 '얼라인'과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면, 컬리에서는 주어진 '일정 내 완수'를 특히 중요하게 다루는 인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발표 내용만으로 판단했을 때, 수행하고 있는 업무의 범위나 책임 수준은 매니저보다는 디렉터급에 더 가깝게 느껴졌다.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PMO(Project Management Office)나 PMP(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에서 정의하는 역할에 기반하여 TPM을 설명하는 것 같았다. 2,000명이 넘는 큰 조직 규모와 단일 프로젝트에 500~6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여, 복잡하고 다양한 전사 규모의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밋업을 통해 TPM이라는 역할이 회사마다 얼마나 다양하게 정의되고 활용되는지를 알 수 있었다. 회사의 성장 단계, 조직 구조, 당면 과제, 문화 등에 따라 TPM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책임 범위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느꼈다. 네트워킹 세션에서 만난 라인이나 힐링페이퍼에서 근무중인 TPM과의 대화에서도 이러한 다양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다양성 속에서도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현대 테크 기업들이 마주한 문제들이 점점 더 복잡해짐에 따라, 기술과 비즈니스, 그리고 여러 조직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목표를 향해 효과적으로 실행을 이끌어갈 수 있는 TPM과 같은 역할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정의는 다를지라도, 이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며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모로 유익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https://www.wanted.co.kr/events/meetup_tpm

2025 TPM Meet-Up 핫한 테크 기업 TPM으로 일하기 |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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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9일 오전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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