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15만 명을 돌본 그는 말한다. "인 | 커리어리

50년간 15만 명을 돌본 그는 말한다. "인생은 필연보다 우연에 좌우되었고 세상은 생각보다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곳이었다"고. 그래서 "산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사소한 즐거움을 잃지 않는 한 인생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의 갈피마다 구체적 지혜와 노화의 생기가 넘쳐흘렀다. Q.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제목 앞에 작은 명조체로 "어차피 살 거라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더군요. 두 문구의 분위기가 달라서 놀랐습니다. 나는 "어차피 살 거라면"이라는 말이 좋았어요. 우리 중 누가 이 세상에 나오고 싶어서 나왔습니까? 저세상으로 떠나는 것도 내 의지와는 상관이 없지요.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잖아요. 어차피 주어진 생명이니 나름대로 즐기다가 저세상으로 가자는 거죠. 물론 쉬운 일이 아니에요. Q. 손주들과 잘 통하시는 모양입니다. 노인이 청년에게 줄 것은 가르침이 아니라 경청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선생 자신도 늘 부드럽게 맞장구를 쳐 주셨던 외할머니와의 대화를 아름답게 기억하신다고요. 맞습니다. 대개 노인이 되면 성장기에 학습한 교양과 습관이 세포 조각 떨어져 나가듯 휘발돼요. 오롯이 남는 건 부모에게 받은 DNA와 기질, 어린 시절의 가정교육뿐이죠. 그래서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나온 겁니다. 그렇게 중간 교양이 사라져 버리면 뭐가 남겠어요? 고리타분한 어린아이죠. 그 모습을 피하려면 노인은 노인이 되기 전부터 젊은이에게 얘기 듣는 걸 즐겨야 합니다. 하지만 경청은 무한한 자제력을 필요로 해요. 그 노력을 놓치니 어디 가서 마이크 받으면 안 놓고 한 시간을 횡설수설합니다. 시간은 짧게 느껴지지, 머릿속엔 이 얘기 저 얘기 떠오르지… 그 두서없는 얘기를 듣느라 젊은이들도 인내력 테스트를 받는 거예요.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이요? 네. 눈은 어둡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일을 찾자는 거죠. 손주한테 시급을 주고 내 말을 기록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시력은 잃었지만 그 일로 손주와 정기적인 대화의 물꼬를 텄어요. 가끔 내가 쓴 용어를 손주가 못 알아들을 땐 그 말을 너희 세대는 어떻게 표현하느냐고 묻고 대체해요. 결과물은 우리 두 세대가 고루 담긴 젊은 문장이죠. 주고받고 섞이는 즐거움에 눈을 떴어요. 시력이 나빠져서 배운 게 그뿐 아니에요. Q. 억울한 생각, 불안한 생각이 차오를 땐 어찌합니까? 그런 생각은 인위적으로 끊어 낼 수 없어요. 잊으려고 애쓸수록 과거는, 미래는, 괴물처럼 커져요. 방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는 일을 찾는 거예요. 원한을, 걱정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즐거운 일을 찾아서 야금야금해야죠. 상한 마음이 올라올 틈이 없도록. 불안을 끊어 낼 순 없지만 희석할 순 있거든요. 그렇게 작은 재미가 오래 지속되면 콘크리트 같은 재미가 돼요. Q. 어른이 되어서도 대접받으려 드는 수동성이야말로 사회와 불화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하셨지요. 먼저 다가가 작은 거라도 나눠야 외롭지 않다고요. 얼마 전 시니어타운에 들어간 친구를 찾아갔어요. 응접실에서 고운 할머니 한 분을 뵀습니다. 혼자서 책을 읽는데 책장을 안 넘기고 웃기만 해요. 일명 조용한 치매지요. 한쪽에서는 몇몇 할머니들이 함께 모여 배꼽이 빠져라 웃어요. 자, 두 그룹 중 누가 행복하겠어요? 모여서 수다를 떨어야 건강해요. 친구에게 들으니 시니어타운 남자들은 대부분 혼자 밥 먹고 자기 방에 들어간대요. 서로 눈인사도 안 하는데, 우스갯소리로 그걸 '강남 자존심'이라고 한대요. 다들 사회에서 한가락 했으니 대접받으려는 자세를 못 버린 거죠. 명함 내려놓고 즐겨야 남는 거예요. 과거에 높았건 낮았건, 한집에 들어왔으니 재밌게 어울려야죠. 수다 떨면 죽을 여가도 없어요. - 사소한 즐거움을 잃지 않는 한 인생은 무너지지 않는다, 이 말을 꼭 기억하고 살아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내 삶의 사소한 즐거움 리스트 1. 남자친구랑 저녁 먹으면서 '빅뱅이론' 보기 2. 언니랑 동생이랑 수다떨기 3. 매일 아침에 도착한 뉴스레터들 읽기 4. 리더스 앱에 내가 읽은 책들 기록하기 (실은 달력에 예쁜 책 표지 채우기) 5. 회사에서 동료직원분들과 소소한 얘기하기 *그러고보니 수다 떠는 걸 참으로 좋아한다....ㅎ... #퍼블리뷰 #10일차

정신의학자 이근후: 사소한 즐거움이 있는 한 인생은 무너지지 않아요

Publy

2021년 6월 25일 오전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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