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디어가 본 오징어게임 신드롬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 넷플릭스 83개국에서 1위를 찍은 최초의(!) 작품이 되면서 신드롬을 분석하는 글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저는 일본의 한 칼럼리스트가 '이문화 커뮤니케이션 이론' 의 관점에 쓴 글을 번역해 봤습니다
-K콘텐츠의 전 지구적인 인기는 이미 수차례 목격한 바 있지만, 아시아 작품이 글로벌 랭킹 1위를 차지하고 미국에서도 1주일 이상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올해 초 송중기 주연의 영화 <승리호>가 2월 5일 공개 이후 3일간 영화부문에서 3일간 글로벌 랭킹 1위를 기록, 일본 작품으로는 <바람의 검심 : 파이널> 이 6월 공개 직후 글로벌 랭킹 4위에 오른 바 있다. 작년 <기생충> 이 외국어 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이유, 그리고 이번 <오징어 게임> 대성공의 이유를 이문화(異文化) 커뮤니케이션 이론의 관점에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이 콘셉트(High Concept) 이면서 그 이상의 설명이나 기초지식은 요구하지 않는 로우 콘텍스트(Low context)의 조합은 글로벌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의 필승 공식이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로우 콘텍스트는 명확하게 언어화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알려졌지만, 콘텐츠의 세계에서는 언어의 장벽 (봉준호 감독이 말했던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는 것보다 시청각에 호소하면서 맥락을 요구하지 않는 직접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종이의 집> <Lupin/뤼팽> 등 넷플릭스에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비영어권 히트작에서 이러한 특징들을 더욱 확연히 알 수 있다
-버라이어티 기자는 <오징어 게임>의 상금 456억 원과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 콘텐츠에 투자한 5억 달러 (약 5880억 원)을 같이 언급하면서, 한국 내에서 치열한 콘텐츠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외국자본 세력을 '게임의 기획자'에 빗대기도 했다.
-미국의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의 시청자 리뷰에는 배우들의 연기를 칭찬하는 내용들이 꽤 많이 올라왔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연기가 평가받는 것은 시청각에 특별히 공을 들인 로우 콘텍스트가 성공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이 콘셉트의 프로덕션 디자인, 눈을 사로잡는 키 비주얼, 누구에게나 귀에 꽂히는 음악을 활용한 사운드트랙, 행간을 이해하는데 에너지를 쏟을 필요 없는 알기 쉬운 전달 방식. 하지만 깊게 들어가면 복잡하고 심오한 세계가 기다리고 있는 스토리. <오징어 게임> 은 2021년의 최신판 이문화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한 결과로 전 세계적인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