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사회를 다녀왔다.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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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2019년 모빌리티 산업을 뜨겁게 달군 주인공, '타다 베이직'이 여느 하얀 카니발이 되면서 시작된다. 1차 티저 예고편의 장면이 그것이다. 잔잔하면서도 어딘가 경쾌한 음악, 그리고 노을 지는 하늘과 함께 붉어지는 도시를 배경 삼아 시원하게 도로를 달리는 새하얀 카니발. 타다가 어떤 상황을 맞이했는지 뻔히 아는데, 카니발 CF도 아니고 어딘가 속이 시원해지는 이 연출은 무엇일까?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작은 설렘일까? 아무튼 카니발은 카메라와 함께 달리다가 샛길로 빠지며 사라진다.
영화가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하면, 일단 VCNC의 브랜딩 콘텐츠 아니고, NEW가 배급하지만 투자하지는 않았다. Film by blue, 그러니까 블루(BLUE)라는 필름 제작 스튜디오에서 100% 제작했다고 한다. 타다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타다금지법'이 떠오르는데, 이에 대한 내용만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인가? 하면 그것이 확실히 아니었다. 권명국 감독님의 말씀을 인용하며 영화 제작 배경에 대한 이야기는 마무리하고, 관련된 내용은 유튜브 채널 EO에서 더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https://youtu.be/kKW0t1_syD4
"일단 이 작품은 타다금지법이라고 하는 사회적 쟁점에 포커스를 두고 거기에만 천착하는 작품은 아니에요. 이 작품은 한 스타트업이 어떻게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가를 주되게 따라가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Jake 대표님의 '타다금지법' 이후에 심정을 묻는 인터뷰 답변이다. "(저는) 회고를 할 때,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많이 생각하지 않아요." 지나간 것들은 바꿀 수 없으니 받아들이고, 앞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그곳에 온 리소스를 쏟아붓겠다는 마인드. 그리고 실제로 이를 실천하며 고군분투하는 VNCN의 모습을 보면서 '아, 이 팀은 진짜 뭐든지 해낼 수 있는 팀이구나.'라는 생각을 가졌다. 부럽기도 하고, 나도 그런 팀을 만들어야겠다는 가슴 한편 소망에 불을 지폈다.
이런 맥락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를 단박에 올려 주는 90분."이라는 트레바리 CEO 윤수영 님의 말씀에 공감했다. 이제는 '스타트업'이 하나의 키워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 널리 알려지는 것이 좋으나, 그 현장이 얼마나 치열하고 불꽃 튀는 전쟁터이기도 하다는 것도 함께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그래서 시장을 새롭게 풀어나가는 대한민국의 많은 스타트업에 관심 가지고 응원한다면, 적어도 앞으로는 이 사회가 '타다금지법'과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을 것이라 기대한다.
결국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문제로 인해, VCNC의 '타다 베이직'은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러나 이 문제마저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이고 정신이다 생각했다. 그리고 어제, 타다는 토스와 함께 더 큰 꿈을 그려나가기로 발표했다. 2019년 이후로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타다는, 이렇게 다시 우리에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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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번이 3번째였다. 그간 잔잔한 감상의 가져다주었던 영화들과는 달리, <타다: 스타트업의 초상>은 훨씬 생동감 넘치며 가슴 뛰는 여운을 가져다준다. VCNC의 넘치는 에너지도 큰 역할을 했지만, 윤석철 님의 음악도 큰 몫을 했다. OST 전곡이 Jazz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영화 내내 Jazz가 깔려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씬에 따라, 사건에 따라 달라지는 음악은 이보다 찰떡일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초반 인터뷰 장면에서 음악과 말이 함께 멈추었다가 이어졌다가 하는 편집은, 이게 음악에 맞춰서 인터뷰를 한 것인지, 인터뷰에 맞춰서 음악 작업을 한 것인지 고민하게 할 정도로 합이 잘 맞아서 너무 재미있었다. 이 장면만을 위해서라도 다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가오는 목요일, 14일에 개봉하는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스타트업에 종사하거나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대한민국 시장 변화를 주목하고 계신 분이라면, 그리고 한 번이라도 '타다'를 타보신 분이라면, 이 영화를 보러 가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