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쓰는) CEO 일지: 스티브 잡스 10주기에 조니 아이브가 쓴 추모의 글을 읽다
짧은 글이다. 잡스와 아이브의 관계는 어느 정도 알려진 것이라, 알고 있는 것도 있었지만 당사자의 목소리로 직접 쓴 글을 읽는 경험은 역시 좀 다르다. 생생한 묘사와 우아한 단어들이 결합되어, 무척 아름다운 글이다.
거의 매일 점심을 둘이 같이 먹었다는 것도, 잡스의 마지막 순간에 아이브가 같이 있었다는 것도, 잡스가 아이브에게 한 마지막 말이 둘 사이의 대화가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는 것도, 잡스의 죽음 후 정원에 팀 쿡과 둘이서 오래 말없이 앉아 있었다는 것도, 그저 마음에 박히는 말들.
호기심은 끝임없는 학습과 의도적인 훈련에서 나오는 것이며, 명료함과 심플함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며 혼돈 속에서 순서를 부여할 줄 알았던,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어서 인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잡스에 대한 추모 글을 읽노라니 우리는 얼마나 그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죽은지 10년이 되어도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니-)
전문을 추천한다. 마지막 부분은 이렇다.
After he died, I walked out into the garden. I remember the sound of the latch on the wooden door as I gently pulled it closed.
In the garden, I sat and thought how talking often gets in the way of listening and thinking. Perhaps that is why so much of our time together was spent quiet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