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KIAF, 한국국제아트페어)를 보고 왔다. 아래는 보고 나서 든 짧은 생각들.
한국인들의 미술품에 대한 관심도는 역대급이다. 줄을 30분 넘게 서서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전시장에 들어가보니 이미 많은 작품들이 팔려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관심도 많아지고 거래도 많아진 것 같다. 사실 이는 올해 서울옥션의 주가가 무엇보다 잘 보여주고 있다.
NFT 생각이 계속 들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최근에 구매한 갤럭틱펑크의 가격은 47루나(약 210만원)이다. 그런데 이 금액으로도 오늘 봤던 몇몇개의 작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실제 작품과, 온라인 세계에서 형성된 디지털 작품의 가치를 어떻게 비교해야할까? 둘 다 그림이지만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을까? 완전히 다른 유형의 상품이 아닐까? 크립토펑크를 구매하면 세계 최고의 이더리움 커뮤니티에 들어갈 권한을 사는 것이고, 박서보의 작품을 구매하면 한 작가의 시간을 사게 되는 것으로 보는게 타당하지 않을까? 이처럼 여러가지 질문과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관람이었다.
몰라도 일단 보는게 중요하다. 난 그림 정말 하나도 모른다. 해봤자 김환기, 이우환 화백의 이름과 대표작 정도만 안다. 그래도 일단 가서 돌아다니다보면 여러 작가들을 만나게 되고, 분명히 내 마음적으로 끌리는 작가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게 한명한명 이름 검색해보고, 자료 찾고 하다보면 하나둘씩 지식이 쌓이는 것 같다. 어쩌다보면 이런 대화를 나눌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이 세계에 빠져들게 되겠지. 하고 싶은 말은 새로운 것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아야한다. 그냥 경험하고 느끼며 호기심을 가지는 그 태도가 중요한게 아닐까. 모든 새로운 일에 있어서.
이제는 아주 천천히 미술 공부도 해보려고 한다. 사람은 예술적인 것으로 오감이 깨어있어야 자신의 내면을 극한으로 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서. 나는 오케스트라가 현장에서 연주하는 교향곡을 들으면 평소 느끼기 힘든 터질듯한 감정을 느끼곤 하는데, 미술에서도 비슷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꿈은 '위대한 회사 만들기'인데, 이 맥락에서 왜 이 꿈을 꾸는지 설명해보고싶다. 살면서 여러 감정을 느끼지만 그중에서도 '경이로움'이란 감정은 여러번 느끼기 어려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경이로움이란 4년의 훈련을 거쳐 올림픽에 나간 선수를 보며, 누군가 일평생 만들어온 작품을 보며, 스티브잡스의 아이폰 발표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희귀한 감정이다. 나도 내가 만든 무언가를 통해 스스로에게 경이로운 감정을 만들어내고 싶다. 그런데 나에게는 창업이라는 수단이 경이로운 감정을 만들어내는데 가장 적합한 수단이다. 현재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나는 경이로움을 만들어내는 그 순간을 기대하며 나 자신을 하루하루 발전시켜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