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설정과 측정을 정확하게 해야 '번아웃'이 안 옵니다>
1. 얼마 전 “일 중독이나 과로는 자기통제 실패”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2. 이유는 간단했다. 우선 '자기통제'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바람직하고 적절한 행동을 하는 자기 조절 능력 또는 힘을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꼽는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과 행복'이다.
3. 문제는 일 중독이나 과로는 이러한 목표 달성에 기여하기보다 해를 끼치는 부분이 더 크다는 것이다.
4. 따라서 과로와 일 중독은, 그 자체로 ‘목표 달성을 위한 바람직하고 적절한 행동’이라는 자기통제의 정의에 위배된다.
5. (다시 말해) 어떠한 노력이든 ‘궁극적 목표’를 염두에 두고 이를 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적절한 노력이다.
6. 그렇지 않고, (애초의) 목표를 해하면서까지 노력을 위한 노력을 한다는 주객전도요, 자기통제 실패다.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말이다.
7. 듣고 보니 당연한 말인데도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따지고 보면,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수많은 방황과 허무함, 번아웃 역시 노력이 목표를 해하는 주객 전도가 일어날 때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8. 이는 어떤 일이든 ‘적절한 수준’과 ‘균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선을 넘어선 목표는 부작용이 더 커져서 (오히려) 목표를 해하기 마련이니까.
9. (특히) 인생은 길고 할 일은 많은데 사소한 일 하나하나에 다 나를 갈아넣으며 애쓰는 것은 시작부터 완전히 자기통제 실패인 것이다.
10. 물론 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1)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고, 2) 그걸 이루기 위해 필요한 수준이 얼마만큼인지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이다.
11. (언젠가) 미국 듀크대 심리학자 마크 리어리 교수와 '정확한 계기판 설정'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자동차에서 연료가 떨어지면 '비었음(Empty)', 연료가 충분할 때는 '가득참(Full)'이 뜨는 계기판처럼, 사람들도 다 자신의 삶에서 뭐가 부족하거나 적당하다고, 또는 그 이상이라고 판단하는 계기판 또는 기준들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
12.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계기판이 오작동해서 연료가 가득 차 있는데도 계속 E(비었음)라고 뜨거나 또는 바늘이 F(가득참)에서 조금만 내려가도 큰 일 났다며 호들갑을 떤다.
13. 아마도 이렇게 상당수의 불행이 그렇게 잘못 설정된 계기판 또는 계기판을 오독하는 데에서 비롯될 거라는 얘기였다. 일 중독과 과로, 완벽주의 등 모든 선을 넘는 노력들 또한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14. 이런 점에서, 한국 사회가 (전 세계에서) 만년 행복도 꼴찌를 기록하는 이유도 목표 설정과 실행, 조정 과정에서 계기판을 (정확하게) 보는데 실패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