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1/ 잘못된 피드백은 효과가 없다. 오히려 해롭기까지 하다. 넷플릭스와 브릿지워터가 주장하는 '극단적인 투명성'이 유명세를 타면서, 숨김 없이 칭찬하고 비판하라고 조언받는다. 가혹하지만 도움이 되는 피드백과 복잡한 360도 피드백이 대세가 되었다. 2/ 피드백이 성과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3가지이다. — 1) 사실의 획득: 타인이 나보다 나의 약점, 개선점을 잘 알고, 이들을 통해 나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스스로 입고 있는 옷이 헤져 있는지, 내 설명이 지루하고, 목소리가 귀에 거슬린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지 못한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남이 얘기해주기 전까지는 현재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알 수 없다. — 2) 학습의 기회: 스스로는 학습하기 어려워 남이 가르쳐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일즈를 잘 하려면, 세일즈의 귀재를 따라하고 반복하면서 배워야 한다. 따라서, 남이 알려주는 피드백이 학습에 절대적이다. — 3) 탁월함 추구의 과정: 탁월한 성과는 보편적이고, 분석 가능하며, 설명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잘 정의된 탁월한 성과를 기준으로 개개인의 업무 성과를 평가하고, 약점들을 개선할 수 있다. 직장 상사가 표준적인 성과 메뉴얼을 만들고, 해당 메뉴얼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때 지적해줘야 한다. 3/ 하지만, 세가지 근거 모두 빈약하다. 첫번째부터 살펴보자. 색맹인 사람에게 장미가 무슨 색깔인지 물어보자. 아무리 자신있고, 연륜이 있더라도 장미 색깔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며, 등급을 매기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한명으로는 부족하니, 이번에는 10명의 색맹에게 장미 색깔이 무엇인지 물어보자. '회색', '짙은 회색', '흐린 회색' 등 다양한 답변이 나올 것이며, 이것을 평균한다고 한들 오히려 더 헷갈리는 오답이다. 우리는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서는 색맹이다. '전략적 사고', '잠재력', '네트워킹 역량' , '리더십' 등에 대해 각자가 생각하는 정의는 모두 상이하다. 4/ 신경과학적으로 배움은 잘하는 것에 집중할 때 발생한다. 우리는 흔히 배우기 위해 컴포트존(Comfort Zone)을 벗어나라고 하지만, 그런 순간 우리의 뇌는 ‘배움’이 아닌 '생존'에 집중한다. 우리는 오히려 컴포트존에서 배우고 발전한다. 목표 성취는 교감 신경이 아니라 부교감 신경이 활동적일 때 가능하다.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 맥박과 협압이 감소하며, 소화가 촉진되며 편안한 상태가 된다. 이런 상황일때라야 비로소 뇌는 더 활동적이고 배움을 축적해나간다. 피드백을 주고 받을 때, 보통은 긴장감이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피드백이 우리 뇌에 받아들여질 확률은 적어진다. 5/ 탁월함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다. 우리는 실패를 최소화함으로써 탁월함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유투를 성공시키는 NBA 농구선수들의 폼이 모두 다르고, 방식도 다르듯이 탁월함은 획일적이지 않다. 변화의 시대에서 탁월함의 모습이 무엇인지 정의도 힘들지만, 피드백을 통해 그 탁월함과의 차이가 무엇인지 지적하는 방식은 애초에 작동이 불가능하다. 6/ 그렇다면, 어떻게 탁월한 성과를 달성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 1) 탁월한 결과가 나오는 순간에 집중하고, 그것이 탁월한 결과였음을 주지시켜라. — 2) 그 탁월함을 만든 순간을 반복할 수 있게 도와주어라. — 3) 그 순간에 멈추어서 체화하게 하라. — 4)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에 동시에 집중하자. 7/ 팀원이 어떤 순간 탁월한 성과를 만들었을 때 잠시 멈추고, 그 순간을 강조해서 얘기한다. 탁월함은 가르칠 수 없다. 팀원이 그 탁월함을 만든 순간에 집중하게 도와주고, 이미 그 탁월함이 팀원에게 내재되어 있을을 깨닫도록 도와주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팀원은 상사가 '바로 이거야'라고 말하는 순간,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이러한 탁월한 결과를 만들었는지 묘사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극단적 투명성'은 오히려 이 순간에 빛을 발한다. "무엇이 이 탁월함을 만들게 되었는가? 나에게 있는 어떤 요소가 이 탁월함을 더 강화하는가?" 해당 질문에 대한 본인의 고민이 깊어질 수록, 그 탁월함은 반복가능할 확률이 높다. 8/ 팀원이 문제를 가지고 찾아왔다면, 먼저 '현재'에 집중하자.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직접 주는 대신, 지금 이 순간 그 팀원이 생각하는 해결책 세 개를 떠올리게 하자. 사소할수도, 문제와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질문은 해당 문제가 해결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함으로써,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톡신'을 발산하게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 집중한다. "과거에 유사한 문제가 있었을 때,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보통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높고, 그 때 어떻게 헤쳐나갔는지에 집중하게 만들자. 마지막으로 '미래'에 집중한다. "앞으로 무엇을 하면 될까요?, 이런 상황에서 어떤 해결책이 먹힐까요?"라고 물어보자. 해결책을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음을 전제로 대화를 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우, "왜"에 집중해서 문제의 원인으로 관심을 쏠리게 하기보다는 "무엇"에 집중하여 그것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고, 당장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지에 집중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9/ 우리는 사실 피드백을 필요치 않는다. 화자가 상대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음을 확인시켜줄 뿐, 개선 효과는 증명된 바 없다. 우리가 나아질 때는 누군가 나를 정말로 아끼는 상황에서 내 안에 있는 그 무언가를 진심 어리게 발견하고 깨우칠 때 뿐이다. 탁월함은 남한테 배워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발견할 때 가능하다. <Marcus Buckingham & Ashley Goodall, "The Feedback Fallacy", Harvard Business Review (March–April 2019)>

Why Feedback Rarely Does What It's Meant To

Harvard Busines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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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2일 오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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