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년 전의 따뜻한 손을 기억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할머니, 그 손 때문에 모든 것을 남에게 내어 주신 할머니, 그것은 압도적인 감각이었다. 그 자리의 많은 사람들 또한 치열한 선의로 살아온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겐 여전히 '높은' 무엇인가가 있었고, 앞으로도 일정 지위의 삶을 영위할 것이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 따뜻한 손을 나눠 주기 위해 모든 일생을 묵묵히 베풀었다. 구순이 넘는 육신과 이미 모든 것을 기부했다는 사실만큼 당신을 완벽히 증명하는 것이 없었다. 패배가 너무 명료해 '봉사'라는 명목으로 모인 모두는 그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기분이었다. 어떤 한 생은 무한히 지독하게 이타적이라 무섭고 두렵기까지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청와대에 간 날, 내가 조우한 것은 높은 사람들도 번듯한 회의도 아니었다. 범인으로는 범접하기 어려운 영혼이 펼쳐 놓는 한 세계였다."

이 시대의 성자(聖者) 김밥할머니 [삶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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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3일 오전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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