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기획자는, 기획만 할 줄 알면 되는 거 아니었어?'
아니었습니다.
스쳐지나가는 기억들.
IT 사이드프로젝트에서 개발 회의때마다 할 말이 없어 회의실을 나왔던 기획단.
해커톤에서 "이 기능 구현 가능할까요?" 물을 때마다 초점 없는 눈으로 "네 뭐...가능하긴 하죠. 일단 해볼게요." 기계적으로 대답했던 개발자.
스토리보드와 와이어프레임만 그릴 줄 알았던 나에게 갑자기 찾아온 API 문서와 ERD.
"구현 가능한 사용자 경험"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용자 경험을 구상하는 데서 끝나면 안 되는 거였어요. 그 기능을 정말 구현할 수 있는지, 구현한다면 어떤 기술을 사용해야 우리 서비스 컨셉에 잘 어울릴지. 연차 있는 기획자가 개발 회의에 불려가는 이유를 조금 알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모셨습니다, 진짜 개발자.